신과 함께

[원맥덕춘/조각글] 위로

글쟁이문어 2018. 2. 7. 20:17

[영화원맥덕춘/조각글] 위로

 

 

 

 앉아 있는 너의 뒷모습이 보여서 다가갔어. 이번엔 무슨 일인데, 설마 그 쪼그만 몸집으로 쪼그만 개미들을 보며 일일이 인사나누고 있는걸까, 같은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생각하면서 말이지.
 그런데 다가갈 수록 들려오는 소리는 훌쩍임. 왜, 뭐야, 무슨 일인데?

 " 이덕춘...! "

 내 부름에 너는 황급히 눈물 닦는 시늉을 보이며.

 "ㄴ..네..! 월직차사 이덕춘...! "

 라고 급히 일어나 나를 바라보는데. 눈물자욱과 눈물때문에 빨갛게 번진 눈은 닦여지질 않았어.

 " ...너 왜 우는 거야... "

 아, 대장이 생각없이 말하는거 하지 말랐는데.
 그래도 이미 저질러버렸어.

 " 네...? 아뇨...! 저 안 울었는데요...? "
 " ...거짓말 치지말고 좀... "
 " 아니... 아뇨.. 아닌데... 그냥 눈물이... "
 " ...됐어. 이유는 뭐, 또 어디서 슬픈 얘기 듣고 왔나보다 생각할거니까. 그래도 되지? "

 울고 싶을 땐 울어, 라는 말을 돌려서 말해버렸네. 이건 생각 안하고 말해도 될거 같았지만... 그래도 작게 끄덕이며 네, 라고 말하는 너를 보았어. 그래 그거면 됐어.
 언제나 처럼 네 어깨에 손을 올려보았어. 그렇지만 평소의 스킨십과는 조금 다른, 조금 기대도 된다는 의미로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