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츄]

 

 

 

 

 웃긴다. 녀석이 마피아를 버리고 탐정사에 들어간 것 자체가 너무 웃긴 일이었다. 그래서 녀석을 보자마자 푸핫-, 비웃어주고 말았다. 웃긴 일이다. 이것은

 참으로 웃긴 일이다.

 

 “여어- 츄야-”

 녀석이 내게 다가와 웃으며 인사한다. 마피아에 있었을 때는 저런 미소 따위 자신에게조차도 허용하지 않았던 녀석이기에 저런 것마저도 배꼽잡고 웃을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저렇게나 자신에게 무를 줄이야. 생각도 안 했던 부분이다. 그래서 웃었다. 푸핫-

 “아직도 그대로인가. 정말 하나도 안 변했군. 그 표정도. 그 키도.”

 자신이 옳다는 듯 끄덕거리는 녀석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소리를 질렀다, 에서 이미 진 걸까. 아까부터 비웃기만 하려고 결정했는데 왜인지 한 번 진거 같아 성질이 나는 기분이었다.

 “워어- 너무 성질내진 마 츄야- 그래도 만나서 기쁜 편이니까-”

 실실 웃어 보이는 녀석에게 한 방 먹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자신이 조금 한심해 보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먹을 들진 않았다. 나도 녀석과 어느 정도는 마음이 맞아 버렸으니까.

 

 “응 나도.”

 “- 츄야도 날 보고 싶었던 거야?”

 “당연하지. 보고 널 매우 비웃어 주려고.”

 “호오- 어째서?”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웃기니까.”

 

 푸핫- 그래 너무 웃기다. 웃겨서 배꼽잡고 웃을 일이다, 정말. 계속해서 녀석이 웃긴 이유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나도 웃기고, 그걸 듣고 있을 너도 웃기고. 그냥 다 웃기다.

 

 “하여튼. 탐정사 같은 데나 들어가니까 그런 거잖아. 웬일로 나도 보고 싶어 하기나 하고. 안 그래?”

 “흐음-... 그런가? 하지만 난 탐정사 들어간 거를 후회 따위는 안 한다만?”

 “...근데 날 왜 보고 싶다고 그러나?”

 “왜냐하면 츄야 네가 날 보고 싶어 했으니까.”

 “...?”

 

 저건 또 무슨 말인가. 생각해 보지만 난 녀석을 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오히려 비웃어 주고 싶어 했다. 그게 다였다.

 그게 다였다...

 그게... 다였다...

 그게 다인데... 왜 눈물이 나는 거야...?

 

 “츄야.”

 “...?”

 “보고 싶을 거야.”

 “그게 무슨...”

 “또 봐.”

 

 잠깐. . . 뭘 또 봐. 대체. 잠깐 가지마. 다자이. 가지 말라고. . . 목소리가. 안 나오는. 거야. ? 이봐. 다자이. ! 어이. 다자이. !

 

 “다음에는.”

  “아무런 제약 없이.”

   “아무런 걸림 없이.”

    “함께 있자. 츄야.”

 

 

 꿈에서 깼다.

 흘러나오던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어째서, 어째서 다자이 따위가 내 꿈에 나와 이렇게 날 괴롭게 하는 건가.

 

 “...하하, 그래서 비웃어 준다고. 멍청한 다자이...”

 내가 좋아하던, 내가 사랑하던, 내가 좋아했던, 내가 사랑했던.

 탐정사로 가버려 배신을 해버린 그 녀석은 이미

 

 죽어서 내 곁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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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아츠 전력 60]

 

 

 

 고아원에서 쫓겨나 하늘이 무너져 내릴 거 같을 때, 물에서 떠내려 온 그 사람은 처음엔 대체 뭘까라는 의문을 갖게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사람 덕분에 나는 탐정사를 알게 되고, 이능력을 알게 되고, 또 그 사람을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을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을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을 알게 되었다.”

     그 사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정녕 그 사람을 알게 되었나.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하는 사람이고, 무엇을 했던 사람이고, 무엇을 하려는 사람인지 하나도 모르는데...? 그런데 나는 감히 ’, ‘사람, ‘, ‘되었, 라고. 말 할 수 있는가.

 

 “그래서?”

 

 그 사람이 내게 묻는다. 나는 그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 그 사람도 날 바라본다. 내게 꽂은 세 글자가 나를 아무 말 못하게 한다. 마치, 강 위에 떠 있는 섬처럼 멀게만 느껴지는 그런 기분,

 “그래서... 제가... 다자이상을 알고 싶어서...”

 한 글자 한 단어 한 마디를 하나씩 모아 전부 뱉어내는 것조차 목이 메는 기분이었다.

 “나를 알고 싶은 거야 아츠시군?”

 매혹적인 물음에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어떤 대답을 해야 옳은 대답인지도 모르면서도 정확한 답을 찾는다는 변명으로 감정을 에워싸 버렸다. 이것은 옳지 않아, 라고 머리는 답하면서도 눈을 마주치기가 두려워 그렇게나 무서워했다.

 “아츠시군? 대답해줄래?”

 혼자 두려움에 휩싸였으면서도 한 없이 다정하게만 들려오는 그 사람의 목소리에 또 온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가만히 있는데도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에 까맣게 타들어가는 속만 애태울 뿐이었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 순간 시선이 들어올려지는 기분에 놀라, 아니 정말로 들어올려졌다.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그 사람이 내 턱을 받치고 들어 나를 바라본다. 나를. 저 눈동자에 비치는 사람이 나다. . 저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며 그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이 나.

 

 나.

 

 “아츠시군.”

 그 사람이 내 이름을 부르자 현실로 돌아왔다. 그 사람과 다시 눈이 마주쳤다. 저 흑갈색 눈이 보인다. 오롯이 나만을 바라보고 있는 눈빛이 느껴진다.

 “다자이상...”

 저 눈빛에 대답이라도 하는 냥 그 사람을 불러보지만 제대로 된 다음 말은 없다. 다음 말 대신 나오는 대답은 이상시리만큼 터져 나오는 눈물. 이유 모를 눈물이 볼을 타고 내려온다. 그 어떤 대답도 나오지 않는다. 새까매진 마음만이 이 심정을 알 수 있을까.

 “말해봐, 아츠시군.”

 그 사람의 눈빛과 표정과 분위기가 나에게 답을 원한다. 답은 내가 가지고 있다는 것 나도 알고 있기에.

 

 말한다.

  대답하자.

   말할 것이다.

    그것이 정답이다.

 

            “당신이란 사람을 만나서,”

        “당신이란 사람을 알게 돼서.”

     “당신이란 사람을 알고 싶어서,”

 “당신이란 사람을 알고 있고 파서.”

 

 다음말의 정답은?

 미소를 지으며.

 눈물을 머금고.

 

 “당신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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