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쿠 파생] 새장 문지기 미쿠 
 
 
 
 "안녕하세요."
 소년이 인사를 하며 문을 열자 딸랑-, 하고 작은 종소리가 차갑게 울려퍼졌다. 소년이 그렇게 조심스럽게 들어간 그 곳은 차가운 종소리 처럼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의 가게였다.
 "실례합니다, 아무도 안 계세요...?"
 소년은 그 낯선 공간이 조금 두려워져서 부들거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소년은 자신이 왜 이곳에 왔는지, 무슨 이유로 왔는지 그 무엇도 알 수 없었다. 그저 자신의 손에 들린 빈 '새장'만이 그곳에 온 해답을 줄 것만 같은 기분이 들 뿐이었다.
 "저... 이걸 채우러 왔는데요..."
 카운터 가까이로 다가간 소년은 카운터에 자신의 빈 새장을 올려두었다. 그리고 누군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듯, 카운터 앞에서 소년은 불안하게 서 있었다.
 "이걸... 이대로 두면... 그러니까... 빈 상태로 두면 안 될 거 같아요... 너무 불안해요... 이걸 채워주세요... 제발..."
 소년은 이제 초조한 목소리로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간절히 부탁했다. 제발 이것을 채워달라고, 불안해서 못 견디겠다며 발을 동동 구는 소년은 자신을 엄습해올 무언가에 의해 공포에 떨고 있었다. 아니, 아마 소년은 자신이 어떤 이유로 보이지도 않는 공포에 떨고 있는지 전혀 모를 것이다.
 소년은 아마, 본능에 가까운 공포를 느끼고 있을 뿐일지도 모른다. 그 본능적인 공포로 부터 자신을 지켜줄 거 같은 본능적인 방어. 그것이 소년의 '새장'이란 것을 느꼈지만, 그 새장은 쓸쓸하고도 차갑게 비어 있었다. 
 
 소년이 불안한 그 상태로 부들부들 떨고 있자 소년에게 안 보이는 공포가 소년의 가까이로 조금씩 조금씩 다가왔다. 그리고 먹이를 노리는 포식자처럼 때를 노려 소년을 서슴없이 휘감아 버렸다.
 소년에게 닥쳐온 어둠의 공포가 소년을 감싸 서서히 조이며 잡아 먹으려 했던 그 때, 소년의 귀에는 어떤 아름다운 멜로디가 그의 귓가로 다가와 울려퍼지고 있었다. 그 멜로디는 소년의 마음을 다스려줬고, 소년은 본능적인 공포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었다. 공포가 소년에게서 물러서자 멜로디는 더욱 정확히 들려왔다.
 이제 소년의 귀에는 멜로디 대신에 들어본적 없는 어떤 소녀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전해 들려왔다. 아니, 평생을 통틀어 들어본 그 어떤 노래보다 더 아름다운 노래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것이 그 어떤것에 편곡될지어도, 이 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하는 정도로- 소년은 그 정도로 노래에 자신도 모르는 포근함에 안겨들어 '안심'이 되었다.
 노래를 부른 소녀는 소년이 가져온 빈 새장에 가만히 손을 올려 놓았다. 노래는 계속 이어졌으며, 그 화음이 어우러진 오선이 마치 새장 속에 새를 그려내는 듯 보였다. 아니, 정말로 그러했다. 화음 코드들이 모여 새의 얼굴이 되고 음표 하나하나가 전부 새의 깃털이 되어 완연한 새의 모습이 갖춰져 소년의 빈 새장이 채워지자 소녀의 노래가 비로소 끝이 났다. 
 
 "이제부터 이 아이가 너를 지켜줄거야."
 소녀는 새가 지저귀는 듯한 목소리로 소년에게 말했다. 소년은 그 화음같은 목소리를 들으며 이제는 가득찬 자신의 새장 안을 바라보았다. 새장 안에는 찬란한 빛이 깃든 깃털을 가진 새 한 마리가 말끔한 눈동자로 소년을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저기... 이 새는..."
 소년이 '안심'하며 새장 속 새에 대해 물어보려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소년의 눈에 비친 소녀는, 푸른 그녀의 머릿결에 알맞는 푸른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그저 그렇게 아무 말 없이 머금고만 있는 소녀의 미소에 소년은 물어보려던 무언가를 입밖으로 뱉지 않았다. 오히려 삼켰다. 뱉지 않아도 답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했다.
 "고맙습니다..."
 소년이 고개를 푹 숙이고 대답했다. 안심이 섞인 울음소리는 계속해서 고맙다는 인사만을 뱉을 뿐이었다. 소녀는 그런 소년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작게 대답했다.
 "이제 잃지마렴. 또 잊지마렴."
 소년은 새장을 힘껏 끌어안았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고는 소녀를 향해 활짝 웃어보였다. 그것이 소년의 '결심'이자 또 하나의 '시작'이었다. 
 
 "그럼 저, 그만 가볼게요."
 소년이 꾸벅 인사를 하고 그곳을 나갔다. 혼자가 된 소녀는 그 소년이 안 보일 때까지 계속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리고 비로소 소년이 안 보이자, 소녀는 자신의 푸른 모자를 꺼내 머리 위에 올렸다. 소녀는 가게 가장 안 쪽 어두운 커튼을 걷힌 다음 뒤에 숨겨져 있던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열린 문 뒤로는 아주 큰 방이 나왔고, 소녀는 그 안쪽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소녀가 들어간 그곳엔 수 많은 새들이 누군가의 꿈이 적혀 있는 악보 위에서 한창 지저귀고 또 날아 다니고 있었다.
 "또 오세요, 꿈을 잃은 자."
 소녀는 그 수 많은 악보를 모두 훑어보며 대답했다.
 "당신의 새장이 꿈을 잃어 절망하고 있을 때."
 또 악보 위의 새들을 한번씩 어루어만져 주며 대답했다.
 "당신의 빈 새장을 채워 드릴게요."
 그리고 방의 가운데까지 걸어갔을 때 쯤 걸음을 멈추고 다시 대답했다.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당신의 미래를 '어둠 속 공포'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소녀는 그 자신이 선 곳의 위를 바라보며 계속 대답했다.
 "저 날개돋힌 하얀 찬란함이 당신의 미래를 밝게 비춰줄 거예요."
 소녀는 조용히 눈을 감으며 대답했다.
 "그러니 걱정말고 나에게 오세요."
 나는, 당신이 잃기도 하고 잊기도 하여 비어버린 당신의 새장 속 찬란하고도 아름다운 꿈을 노래로 지키는.
 "새장 문지기 미쿠 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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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인님께 드린 새장문지기미쿠

[미쿠파생] 수박미쿠, 여름은 나의 무대.

 

 

 

 겨울은 조용한 계절이다. 눈으로 덮힌 세상은 그리도 조용하기 때문에 나도 겨울엔 조용히 있는다. 나의 무대가 아직 안왔기 때문에, 조용히 조용히 잠복기를 가진다.

이 시기가 내게 있어 가장 힘들고 졸린 시기이다. 하지만 이 때를 견뎌야만 내가 그 자리에 설 수 있다.

 

 봄은 따뜻한 계절이다. 땅 속에 잠들어 있던 씨앗들이 따뜻한 봄빛 맞이하며 깨어날 때, 나도 슬슬 일어날 준비를 한다. 봄이 오면 나의 기나긴 잠복기가 끝났다는 걸 의미한다. 나는 이제 이곳저곳 얼굴을 들이밀며 나를 세상에 알린다.

 이 일은 어쩌면, 바람에 흩날리는 약하고 여린 떡잎의 몸짓 같아 보일 수 있지만 나에겐 커다란 움직임이자, 거대하게 내딛은 한 발자국이다. 이 움직임으로 나의 무대가 완성될 수 있다고 믿기에 나는 이 시기에 열심히 한 발작, 한 발작 나아간다.

 

 날씨가 조금씩 조금씩 더워지자 6월의 초여름이 찾아왔다. 봄에 열심히 움직인 덕분에 사람들은 날 알아본다. 하지만 아직 커지지 못한 열매는 그저 커다란 꽃만을 매달고 있을 뿐이기에 아직 모르는 사람도 많이 있다. 그러나 꽃만이라도 누군가 나를 알아봐준다면, 나는 이보다 더 큰 무대에 설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그 확신은 곧 나의 꿈이 된다.

 

 7, 여름이 되었다. 햇빛은 따사롭게 내리쬐고 날씨는 대지를 감싼 습기때문에 더 덥게만 느껴지는 여름. 이 때 나의 열매는 매우 커져서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은 알맞을 때이다. 나는 때가 왔음을 느낀다.

 장마가 아직 하늘을 장악하지 못했을 때 내가 먼저 하늘을 장악해야한다. 비가 오면 당도가 떨어져 사람들의 입맛에 알맞지 못하기 때문에 이제 나는 일어선다.

 여름은 나의 무대, 그 무대 위에 내가 섰다. 사람들은 무대 위에 선 나를 바라본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가지각색이다. 누구는 나를 보며 믿는다는 눈빛이었지만, 다른 누구는 나를 두들겨 보기도하고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하지만 나는 당황하지 않는다. 매년 그래왔고, 매년 사람들은 날 선택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긴장이 되어도 그 확신을 잃지 않는다.

 이 무대 위에 서기 위해 고생했던 지난 계절들을 떠올리며 나는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 더위를 날리기 위한 청량한 목소리를 스피커 너머로 내보냈다. 그 시원하고도 빨갛게 알찬 울림은 사람들의 시선을 바로 바꾸었다. 모두가 날 보며 격려하고 또 응원하는 눈빛. 나의 확신은 역시나 옳았고, 나의 꿈은 이렇게 아름답게 이루어진다.

 

 8, 늦여름이 왔다. 그러나 꺾이지 않는 더위에 사람들은 나를 찾고 내 노래를 흥얼거린다. 여름이 지나가고 있어도 아직도 덥단 이유로 내 노래와 나의 인기는 사그라들줄 모른다. 그러나 슬슬 준비해야한다. 다시 맞이할 그 잠복기를.

 

 가을은 고독하고도 쓸쓸한 계절이라 불린다. 낙엽이 떨어지고 날씨가 추워지면 내 마음도 가을과 같아진다. 더워서 시원한 걸 찾는 건 당연하지만 추운데 시원한 걸 찾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나도 인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겨울이 오기 전 가을에 활동을 점차 줄인다. 마치 따뜻한 계절의 봄처럼.

그래도 아직 낮이 덥다며 내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겐 감사함을 느낀다. 노래의 당도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아직도 나를 알아봐주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은 내게 고마운 사람들이다.

 가을은 쓸쓸하고 고독한 계절이지만, 낙엽이 땅을 살포시 덮어주듯 포근하기도 한 계절이기에, 나는 여름 봄 다음으로 가을을 무척 좋아한다.

 

 다시 겨울이 왔다. 나는 이제 더이상 활동하지 않는다. 겨울에는 겨울에 맞는 노래의 당도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 때문에 여름이 맞는 나는 그저 가만히 조용히 나의 무대가 올 것을 다시 기다린다.

 겨울은 내게 있어 그리도 조용한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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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코끝나고 써준거~~~

 

[미쿠파생] 꿈여우미쿠

 

 

 

 해가 지고 하늘이 어둑어둑해지면 하얀 구름같은 작은 여우들이 소녀를 이끈다. 그러면 소녀는 그 아이들을 따라 검은 구름길을 걷기 시작한다.

 딸랑-, 딸랑-, 방울소리를 내어 걸으면 검은 구름길에서 작은 빛이 하나- - 밝아진다.

 은은한 별빛을 품고 빛이 나는 그 길은 사실 꿈의 별빛길. 소녀의 할 일은 그 꿈길을 삼킨 검은 악몽구름들을 쫓아내고 본래 반짝이던 빛을 밝히는 일이다.

 

 소녀가 걷는 길에는 가끔 검은 구름에 갇혀 쪼그려 앉아 울먹이는 아이가 있다. 검은 구름에 갇혀 우는 소리를 못들을 때, 하얀 여우들이 우는 아이를 찾아내 검은 구름들을 걷어내면 소녀는 그 아이의 눈을 맞추며 작게 묻는다.

 "아이야- 왜 여기서 길을 헤메고 있니?"

 아이가 훌쩍이며 소녀를 보면 소녀는 작게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러면 아이는 훌쩍임을 멈추고 같이 눈을 맞추며 말한다.

 "길을 잃었어요..."

 아이가 속삭이는 듯 말하면 소녀는 아이를 다독이며 대답해준다.

 "그럼, 내가 같이 길을 찾아줄게-"

 소녀가 아이를 살포시 안아들고 방울을 흔들면, 아이가 잃었던 검은 구름길에 빛이 들어와 아이가 갈 곳을 별빛의 길이 알려준다.

 "- 이제 갈 수 있겠니?"

 소녀가 아이를 바라보며 물으면 아이는 그새 눈물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그럼 소녀는 아이를 내려주어 어서 가보라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리고 가는 길에 아이가 외롭지 않도록, 또 길을 잃지 않도록 작게 자장가를 불러준다. 자장가의 선율을 따라 아이가 자신이 갈 곳을 잃지 않고 갈 수 있도록. 소녀는 계속 계속, 노래를 불러주며 아이의 안녕을 계속 계속, 바라봐주었다.

 

 

* * *

 

 

 자장가, 그것은 작은 멜로디.

 그 멜로디에 맞춰 선율을 따라 걷고 걷고 또, 걸어가면- 그곳엔 조용히 눈감고 있는, 여우탈을 쓰고 있는 파란 머리 소녀가 나를 보고 작게 미소지어주며 있다. 그 미소가 아름다워 천천히 가까이 다가가면 소녀는 몽롱해져 내 앞에서 흐려지고, 그리 흐려지면 나는.

 

 오늘도 그 소녀가 꿈에 나왔다. 요즘 근래에 꾸고 있는 소녀의 꿈은 언제나 똑같은 상황. 나는 왜 소녀의 꿈을 꾸는지, 왜 항상 같은 꿈만 꾸는지 전혀 알길이 없었다.

하지만 소녀의 꿈이 싫지는 않았다. 나를 향해 웃어주는 그 미소가 가장 그러했다. 아니, 오히려 좋아했다. 그 미소는 나의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나에게 속삭인다. 마치, 걱정말고 안심하라는 듯이.

 그녀의 자장가마저도 나는 좋아한다. 허밍에 가까운 음이면서도, 나는 그것이 자장가라는 것을 알아챈다. 그것은 마치 허공에 음표를 그리며 어여쁜 포물선을 따라 나에게로 흘러온다. 나는 그것을 좋아한다.

 소녀가 내 꿈에 나타나면, 나는 그 어느때보다도 마음이 평안해진다. 분명 꿈을 꿨는데 그 어떤것도 남지 않는 꿈보다 소녀가 나오는 꿈이 훨씬 마음이 놓인다. 나는 소녀가 나오는 그 파란 꿈을 좋아한다.

 오늘 밤에도 소녀가 나와주기를. 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를 올린다. 그 소녀가 나와준다면, 나는 오늘도 기분 좋은 꿈을 꿀 수 있을것만 같다.

 

 

* * *

 

 

 소녀의 꿈 속은 어떠할까. 남이 꾸는 꿈은 지켜주면서 정작 소녀의 꿈은 어떠할까. 소녀는 눈을 감고 자신의 하얀 공간을 바라본다. 하얗고- 파랗고- 가끔 그 공간은 형형색색으로 아름답기도 하고- 가끔 그 공간은 검정색으로 어두침침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 공간 속에는 그 아무도 없다. 소녀 말고는 아무도 없기에, 소녀는 너무도 외롭고 또 너무도 쓸쓸했다. 소녀 스스로가 원한다면 누구든 부를 수 있는 그 공간에서 소녀는 고독히 혼자만을 원했다. 누구를 불러온 다는건 누군가의 꿈을 훔쳐 온다는 것을 알기에 소녀는 그저 혼자 있을 수 밖에 없었고, 아무도 없을 수 밖에 없다는 그 외로움에 소녀는 그저 작은 상처를 마음에 내어버렸다. 혼자만이 갖고 있는 외로움의 상처를 매꾸기 위해 소녀는 하얀 구름같은 작은 여우들을 만들었고, 하얀 구름같은 작은 여우들은 소녀의 공간과 꿈의 별빛길을 드나들며 소녀와 함께하기 시작했다.

 

 소녀는 자신이 만든 친구들과 함께 오늘도 꿈의 별빛길을 거닐고 있을 것이다. 검은 악몽구름을 몰아내고 길 잃은 아이를-, 길잃은 꿈을 찾아내 길을 인도해 주는.

 소녀는 오늘도 누군가의 꿈속에 나타나 걱정말라고 미소를 지어주고 또 작은 자장가를 불러줄 것이다. 악몽에 사로잡힐 그 아이를 지켜내기 위한.

 그리고 소녀는 오늘도, 자신의 하얗고 작은 여우들과 함께 그곳에 있을 것이다. 소녀의 할 일은 바로, 꿈을 지켜주는 꿈여우의 일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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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게 연성해버려서 이미 다른 글존잘님들이 썼던게 기억나.

[미쿠파생] 어린개구리 미쿠

 

 

 개울가에 올챙이 한마리

 

 나는 작은 알 속에서 세상을 보았어요. 알 밖의 햇빛은 눈이 쑤실정도로 찬란했고 그 빛에 반사된 개울의 물소리는 매우 맑았죠. 찰랑거리는 그 소리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나는 알 속에서부터 노래를 불렀어요! 비록 그 누구도 들을 수 없고 들리지도 않는 노래지만 나는 열심히 노래를 불렀어요.

 

 꼬물꼬물 헤엄치다

 

 알 밖으로 나오자마자 나는 개울가에서 헤엄을 치기 시작했어요. 녹색 수영복은 내 마음에 쏙 들었답니다! , 그리고 비 오는날도 마음에 들어요! 난 비오는 날에 수영하는 걸 좋아한답니다. 차가운 빗줄기가 내 머리를 쓰다듬을 때 기분이 좋아요. 그 때마다 또 나는 노래를 불렀어요. 풀벌레에게 노래 소리가 청명하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었죠.

 

 뒷다리가 쑥 앞다리가 쑥

 

 나에게 우산이 생겼어요! 나는 너무 마음에 들었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잎으로 만들어진 우산이에요. 내 손에도 딱 맞고 내 몸을 가려주기에 또 딱맞아요. 나는 너무 기뻐서 팔짝팔짝 뛰어다녔답니다.

 

 팔딱팔딱 개구리 됐네

  

 나에게 우비도 생겼어요! 우산도 똑같은 초록색이에요. 나를 닮은 귀여운 꼬리도 달려있고, 나를 닮은 예쁜 얼굴도 있어요. 너무 신났어요! 나는 활짝 웃으며 빗물을 맞이했답니다. 연잎 우산을 타고 또르르 떨어져 내손을 간지럽히는 물방울은 정말 최고였어요.

 

 꼬물꼬물 꼬물꼬물

 

 나는 커다란 연잎에 앉아 나는 노래를 불렀어요. 연잎모양 헤드셋이 내 목소리를 담고 있다가 크개크게 퍼뜨려줬어요. 내 노래는 개울가 곳곳에 울려퍼졌답니다. 그렇개 노래가 끝나면 풀벌레가 답가를 해주어요. 찌르르르- 피르르르- 그들의 답가도 아름답답니다.

 

 꼬물꼬물 올챙이가

 

 햇빛이 개울가를 반짝이게 비추어줄 때 나는 연잎배를 타고 개울가를 누비고 다녀요. 나는 꽃 깨우는 따스한 봄바람도 좋고 축축한 여름 장마바람도 좋고 낙엽 태우고 날아오는 가을바람도 좋아요. 연잎배를 타면 바람이 느껴져요. 그럼 나는 바람향을 맡고 계절을 맞춘답니다. 그런데 아직 겨울 바람향을 맡아본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나는 겨울 때 쿨쿨 자거든요.

 

 뒷다리가 쑥 앞다리가 쑥

 

 나는 연잎배 끝부분에 앉아 개울에 다리를 담구고 참방참방거려요. 그리고 또 노래를 부른답니다. 나는 노래부르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내가 노래를 부르면 모두가 내 노래를 듣고 있어요. 아마 내 동생도 듣고 있겠지요? 나는 내 녹색 우비속 동생의 알을 꺼내 꼬옥 안았어요.

 얼른 태어나줘. 얼른 태어나서 나와 함께 이 곳에서 같이 노래하자. 이곳에 대해 내가 많은 걸 알려줄게.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알려줄게. 그러니 얼른 태어나줘. 난 네가 보고 싶어.

 동생을 꼬옥 안고 나는 속삭였어요. 작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나는 작게 작게 말했어요.

 

 "팔딱 팔딱, 개구리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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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같다고 칭찬 받았던 글.

[미쿠파생] 방사능 미쿠

 

 

 파란 꿈을 꾸고 파란 노래를 부르며 파란 춤을 추던 아름다운 파란머리의 파란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는 파랗게 웃고 파랗게 행동하며 항상 파란 목소리로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파랗게 물들였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소녀는 파란색에서 초록색으로 꿈이 바뀌고 말았다. 아니, 정확히는, '파란 꿈이 초록색으로 뒤틀려버렸다.'가 맞는 표현일까.

 

 소녀가 파란 노래를 부르면 초록색으로 뒤틀려버린 소녀의 노래로 인해 주변 사람들의 귀가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고장난 귀로 변해버렸고, 소녀가 파란 손을 뻗으면 그 손에 닿는 것은 뭐든지 기괴한 초록빛으로 물들어 버렸다.

 그 모든 변화에 소녀는 자신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자신이 부정해도 눈에 보이는 현실이 사실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소녀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귀를 틀어막고 자신의 입을 꾹 다물었다.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가 없어."

 

 소녀는 자신의 목소리마저도 틀어막기 위해 마스크를 뒤집어 쓰고 자신의 목소리를 듣지 않게 하기 위해 헤드셋을 덮어 씌웠다. 또한 그 아무도 이 초록 소녀가 그 파란 소녀였다는 것을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 소녀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어둡게 꾸며냈다. 소녀의 파란 꿈이 뒤틀리고 파란 목소리가 막히고 더 이상 그 파란 소녀가 아니게 되자 파랗고 아름다웠던 긴 머리도 초록색으로 뒤틀려 버렸다.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초록 소녀는 다른 이들을 멀리 하고 그들이 자신을 찾을 수 없도록, 자신이 지닌 기괴한 색상과 같은 숲 속 깊은 곳으로 조용히 도망쳤다.

 

 숲 속에 와서도 소녀는 기쁠 수가 없었다. 자신의 뒤틀린 기괴함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멀리하여 스스로 '외톨이'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자신의 손이 닿는 곳은 모두 기괴하게 일그러져 버리기 때문에 이 곳에 와서도 무엇하나 제대로 만질 수 있던 것이 없었다.

 오감중에 청각과 미각을 막았으니 시각과 후각과 촉각은 남겨두고 싶었다. 그러나 촉각마저도 쓸모가 없어졌으니 이 이상의 슬픔은 남겨두기 싫었다. 그래서 소녀는 억지로 손을 뻗고 말았다.

 

 '예쁜 꽃이네.'

 

 소녀가 응시하고 있던 그 꽃은 초록색으로 뒤틀리기 전의 파란 자신과 닮은 파란 꽃이었다. 그 꽃은 눈에 보였지만 말은 할 수 없어서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한 뒤 일부러 손을 꽃을 향해 뻗었다.

 자신이 손을 뻗으면 변해버린 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알고있으면서도 자신은 손을 뻗었다, 그 이유는.

 

 '나랑 같잖아. 파란 꽃잎이 원하지 않은 색으로, 원하지 않은 모양으로 바뀌는 것이.'

 

 그 파란 꽃은 초록에 물들여버리자 살아있는 것처럼 기괴하게 움직이더니 이내 빨갛게 오염되고 말았다. 아아, 너는 빨강이구나, 소녀는 그렇게 생각하며 꽃을 뽑아 들었다.

 이미 소녀에 의해 뒤틀린 꽃은 그 이상 뒤틀리지 않았고 소녀의 유일한 친구가 되어주었다. 말도 하지 못하고 듣지도 못 하는, 소녀만이 유일하게 파랬던 자신을 알아주는 친구. 더 이상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것을 아는, 유일한 동병상련의 친구.

 

 '이제 그 누구도 우리를 알려고 하지 않을거야.'

 

 그러니 걱정마, 소녀는 꽃에게 속삭였다. 그렇게 소녀는 꽃과 함께 까만 밤을 환히 비추는 달을 바라보았다.

 저 달처럼 아름다웠던 자신, 항상 즐겁게 노래하던 자신, 친구들과 함께해서 매일이 즐거웠던 자신, 이제는 그렇지 못하는 자신.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스스로가 한심해져 눈물이 고였다. 초록빛 눈물이 녹안을 타고 흘러 차갑게 상기된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젠 그 어느것도 돌릴 수 없게 되어 버린 초록 소녀는, 항상 자신의 파란 꿈을 되세겨 그리며 오늘도 초록빛의 악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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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님이 기뻐해주셨던 것이 기억나...

[미쿠파생/나쵸미쿠]

 

 "오늘도 안녕-!"

 노란물이 끄트머리에 가볍게 물든 파란 머리 소녀가 해맑게 웃으며 나에게 가볍게 손을 흔든다. 정말이지, 손을 흔들 때마다 고소한 나쵸냄새 풍겨 배고파진다고 항상 말했거늘 별로 충고가 되질 않았나보다.

 "나쵸가 뭐 어때서! 맛있어 맛없어?!"

 아, 물론 맛있지-, 나는 살짝 웃으며 끄덕인다. 그러나 고소한 음식 냄새 풍기면 절로 먹고 싶어지는 걸 어떡해, 나 다이어트 해야하는걸?

 "매일 다이어트 다이어트-... 제대로 해본적도 없으면서 뭔 놈에 다이어트? 그러지 말고 영화관이나 가자!"

 파란머리소녀가 내 손을 잡아 이끈다. 어어?, 당황하며 난 너의 이끌림을 따라간다. 뭐야 거부할 수가 없잖아, 영화관에서는 나쵸보다 더욱 고소한 이끌림이 기다리고 있는 걸.

 "나쵸하나 주세요!" 

 영화표를 끊은 뒤 너는 어김없이 스넥바에서 나쵸를 주문한다. 딱 자신에게 어울리는 노란 이끌림. 나 또한 노란 이끌림에 끌리고 만다.

 "캬라멜 팝콘 주세요."

 "뭐야?! 넌 팝콘인거야?!"

 내가 고른게 나쵸가 아니였는지 소녀는 좀 실망한다. 그래도 맛있잖아? 달고, 또 달고. 아니 그냥 맛있잖아, 원래 영화엔 팝콘과 콜라라고. 나쵸와 오징어는 좀 특이 케이스지 안 그래?

 "피잇-... 나쵸도 맛있어-..."

 소녀의 노란색이 살짝 시들었다. 난 그런 소녀에게 다가가서 토닥거려준다. 그래그래, 나쵸도 물론 맛있어. 토닥토닥 쓰담쓰담, 머리에서 나쵸부스럼이 묻는듯한 기분은 그저 기분이길 바라며, 나는 시간을 보았다. 아직 영화시작은 좀 멀었네.

 "내가 좋은 걸 알려줄게."

 "으응? 뭔데에-?"

 내가 소녀의 나쵸 한조각을 들자, 소녀의 눈길이 나의 손을 타고 움직인다. 자 봐바, 난 나쵸조각위에 캬라멜 팝콘하나를 얹었다. 그리고 그것을 단숨에 입으로 넣어 냠냠 꿀꺽, 입안에는 노란 고소함이 한가득 남아있었다.

 "이렇게 먹으면 더 맛있지."

 "...우와...!"

 시무룩해졌던 너의 노란색이 다시 생기를 되찾았다. 이 노란색이 너에게 어울리는 나쵸색이야, 난 씨익- 웃으며 너에게도 해보라고 권해주었다. 내가 했던 것처럼, 너도 똑같이-...

 "! 맛있어!"

 해맑게 웃는 너의 미소가 가장 예쁘다. 웃는 너의 모습에 다행이다 싶어 다시 시간을 보니 때마침 입장 시간.

 난 너에게 손을 내밀었다.

 "영화 곧 시작할거야. 들어가자."

 "-!"

 노랗고 고소한 이끌림이 내 손을 잡았다. , 괜찮네, 좋은 이끌림이야.

 항상 너를 따라 영화를 보러 오는 나는, 너에게 언제나 마음을 빼앗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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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처음으로 연성한 미쿠파생글이라... 아무 느낌이 없고만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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