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원맥강림/조각글] 연애고민상담전화 중

 

 

 

<사랑하는 애인에게 편히 주무시라고 베개를 선물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것 때문에 제가 곤란한 것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괜찮으시다면 제 고민을 들어주시겠습니까> ; 상담게시판에서 발췌



 예, 상담으로 전화 돌렸습니다. 말씀해주세요.

 아, 연애고민이시지요? 네 괜찮습니다. 무엇이든 들어 드리겠습니다.

 그러니까... 애인분께 잠 잘 때 좋다는 베개를 하나 사드렸더니 애인분이 베개를 놓지 않는다는 건가요...?

 밤...에 말씀이신가요. 아... 예예... 안고 싶은데 베개가... 그러시군요.

 어찌하시면 좋을지는... 음...베개를 치우시거나 아니면 직접 말씀을 드리시는게...

 ...직접 말씀 드리기 어렵다고요. 애인이 좋아하는 걸 치우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래도 하고 싶은 걸 하려면 말씀을 드려야...

 아 저, 고객님...? 저는 고민상담을 듣는 상담원이지 고객님의 애인 자랑을 들으려 하는게 아닙니다만...

 ...아 예예, 안고 자는 걸 보면 이 세상을 다 갖은 느낌이 들고... 예... 애인분을 정말 사랑하시나 보군요...

 그리 좋아하시는 건 알겠지만 그래도 무엇을 하고 싶으시다면 작은 애교를 부려보시는 건 어떠신지요...?

 애교를 해보신 적이 없나요? 하긴 목소리가 애교 목소리는 아니신...아뇨, 아닙니다. 뭐, 애교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냥 약간의 질투유발도 애교로 봐주시는 분들도 있고...

 억지로 코맹맹이소리 같은건 하지 마시고, 베개가 얼마나 좋은지 여쭤보세요. 뭐, 베개가 좋은지 고객님이 좋은지 정도의 질문만이라도 좋을 거 같아요.

 예, 그 질문의 대답이라도 들으면 될거 같아요. 고객님이 좋다면 그 뒤로 고객님이 하시고 싶은 거 하시면 되고, 베개가 좋다고 하면 어떤 짓을 하시던 고객님을 선택하게 하세요. 뭐... 집을 나간다던지, 헤어지자던지...

 아... 죄송합니다. 그냥 협박아닌 협박을 하라고 말씀드린건데 말이 좀 험했네요. 그것보단 순화시켜서 말하세요...

 네? 둘 다라고 말하면 어떡하냐고요? 그럼 무조건 하나만 선택하라 하셔야죠.

 예 그러면 될거 같습니다. 그리고 대답에 따라 진솔함도 표현하세요. 서운했다던가 슬펐다던가... 무엇이든 표현하시면 애인분이 좋아하실 거 같아요.

 네, 도움이 된거 같아 다행입니다. 그럼 애인분과 좋은 밤 되시길 바랄게요. 네 전화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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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원맥덕춘/조각글] 위로

 

 

 

 앉아 있는 너의 뒷모습이 보여서 다가갔어. 이번엔 무슨 일인데, 설마 그 쪼그만 몸집으로 쪼그만 개미들을 보며 일일이 인사나누고 있는걸까, 같은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생각하면서 말이지.
 그런데 다가갈 수록 들려오는 소리는 훌쩍임. 왜, 뭐야, 무슨 일인데?

 " 이덕춘...! "

 내 부름에 너는 황급히 눈물 닦는 시늉을 보이며.

 "ㄴ..네..! 월직차사 이덕춘...! "

 라고 급히 일어나 나를 바라보는데. 눈물자욱과 눈물때문에 빨갛게 번진 눈은 닦여지질 않았어.

 " ...너 왜 우는 거야... "

 아, 대장이 생각없이 말하는거 하지 말랐는데.
 그래도 이미 저질러버렸어.

 " 네...? 아뇨...! 저 안 울었는데요...? "
 " ...거짓말 치지말고 좀... "
 " 아니... 아뇨.. 아닌데... 그냥 눈물이... "
 " ...됐어. 이유는 뭐, 또 어디서 슬픈 얘기 듣고 왔나보다 생각할거니까. 그래도 되지? "

 울고 싶을 땐 울어, 라는 말을 돌려서 말해버렸네. 이건 생각 안하고 말해도 될거 같았지만... 그래도 작게 끄덕이며 네, 라고 말하는 너를 보았어. 그래 그거면 됐어.
 언제나 처럼 네 어깨에 손을 올려보았어. 그렇지만 평소의 스킨십과는 조금 다른, 조금 기대도 된다는 의미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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