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쿠파생] 어린개구리 미쿠

 

 

 개울가에 올챙이 한마리

 

 나는 작은 알 속에서 세상을 보았어요. 알 밖의 햇빛은 눈이 쑤실정도로 찬란했고 그 빛에 반사된 개울의 물소리는 매우 맑았죠. 찰랑거리는 그 소리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나는 알 속에서부터 노래를 불렀어요! 비록 그 누구도 들을 수 없고 들리지도 않는 노래지만 나는 열심히 노래를 불렀어요.

 

 꼬물꼬물 헤엄치다

 

 알 밖으로 나오자마자 나는 개울가에서 헤엄을 치기 시작했어요. 녹색 수영복은 내 마음에 쏙 들었답니다! , 그리고 비 오는날도 마음에 들어요! 난 비오는 날에 수영하는 걸 좋아한답니다. 차가운 빗줄기가 내 머리를 쓰다듬을 때 기분이 좋아요. 그 때마다 또 나는 노래를 불렀어요. 풀벌레에게 노래 소리가 청명하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었죠.

 

 뒷다리가 쑥 앞다리가 쑥

 

 나에게 우산이 생겼어요! 나는 너무 마음에 들었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잎으로 만들어진 우산이에요. 내 손에도 딱 맞고 내 몸을 가려주기에 또 딱맞아요. 나는 너무 기뻐서 팔짝팔짝 뛰어다녔답니다.

 

 팔딱팔딱 개구리 됐네

  

 나에게 우비도 생겼어요! 우산도 똑같은 초록색이에요. 나를 닮은 귀여운 꼬리도 달려있고, 나를 닮은 예쁜 얼굴도 있어요. 너무 신났어요! 나는 활짝 웃으며 빗물을 맞이했답니다. 연잎 우산을 타고 또르르 떨어져 내손을 간지럽히는 물방울은 정말 최고였어요.

 

 꼬물꼬물 꼬물꼬물

 

 나는 커다란 연잎에 앉아 나는 노래를 불렀어요. 연잎모양 헤드셋이 내 목소리를 담고 있다가 크개크게 퍼뜨려줬어요. 내 노래는 개울가 곳곳에 울려퍼졌답니다. 그렇개 노래가 끝나면 풀벌레가 답가를 해주어요. 찌르르르- 피르르르- 그들의 답가도 아름답답니다.

 

 꼬물꼬물 올챙이가

 

 햇빛이 개울가를 반짝이게 비추어줄 때 나는 연잎배를 타고 개울가를 누비고 다녀요. 나는 꽃 깨우는 따스한 봄바람도 좋고 축축한 여름 장마바람도 좋고 낙엽 태우고 날아오는 가을바람도 좋아요. 연잎배를 타면 바람이 느껴져요. 그럼 나는 바람향을 맡고 계절을 맞춘답니다. 그런데 아직 겨울 바람향을 맡아본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나는 겨울 때 쿨쿨 자거든요.

 

 뒷다리가 쑥 앞다리가 쑥

 

 나는 연잎배 끝부분에 앉아 개울에 다리를 담구고 참방참방거려요. 그리고 또 노래를 부른답니다. 나는 노래부르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내가 노래를 부르면 모두가 내 노래를 듣고 있어요. 아마 내 동생도 듣고 있겠지요? 나는 내 녹색 우비속 동생의 알을 꺼내 꼬옥 안았어요.

 얼른 태어나줘. 얼른 태어나서 나와 함께 이 곳에서 같이 노래하자. 이곳에 대해 내가 많은 걸 알려줄게.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알려줄게. 그러니 얼른 태어나줘. 난 네가 보고 싶어.

 동생을 꼬옥 안고 나는 속삭였어요. 작고 아름다운 멜로디로 나는 작게 작게 말했어요.

 

 "팔딱 팔딱, 개구리됐네."

 

 

 

--------------------------------------------------------------------------------

동화같다고 칭찬 받았던 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