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른이가 만들어준 저세상 홍보지를 끼어 수정하고 내턴을 마친다.

 

 

[마피아 오소×니트 쵸로] 이 넓은 우주 안에서 고양이도 아니고 문어도 아니고 연어도 아니고 달걀도 아닌 니를 만나서, 난 삽을 들고 빠른 속도로 내 오른쪽 가슴에 니 이름을 세기고 있어.

 

 

※ 른른님, 삽님, 화묘님, 민물연어님, 니히님, 타코님, 우주님, 훈연란님의 오소쵸로 트위터 릴레이 소설 합작입니다.

 

 

오후부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들은 지 정확히 3시간 후,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 끼더니 빗물이 쏟아지듯 내렸다.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가 들리는 오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으니 추억에 빠져든다.

오소마츠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뭔가를 찾는 듯이 깊고 깊은 꿈으로 발걸음을 옮겨간다.

오소마츠의 꿈속은 옛날, 그때의 자신과 자신이 사랑한 이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밝게 웃고 있는 한 사람과, 마주보고 웃으며 그의 손을 맞잡은 다른 한 사람은 다름 아닌 나였다.

 

"저게 나야...?"

 

자신은 여기에 있는데 저곳에 그와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그 둘의 모습이 너무나도 행복해보였기에, 이내 가만히 그 둘의 모습을 지켜봤다.

끼어들 수도 없을 것 같은 행복한 표정, 그리고 왠지 모를 기시감. 발밑을 내려다보자 그 아래는...

흐뭇한 웃음이라 생각했으나, 하회탈 같은 웃음을 짓고 있는 오소마츠 자신의 얼굴이 비춰졌다

하회탈은 미친 듯이 웃고 웃고 또 웃으며 오소마츠를 향해 달려들어따..

그리고 오소마츠는 하회탈에서 벗어나기 위해 꿈에서 깨어난다,

 

"방금 그 하회탈이 잔뜩 대체 그 꿈은 뭐야!"

 

라고 외치며 꿈에서 깨어난다.

헉헉, 숨을 내쉬며 잠에서 깨자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쵸로마츠가 보였고, 주위에 있는 열 몇 명의 부하들보다도 그 평온한 얼굴이 더욱 안심되어 오소마츠는 쵸로마츠의 하얀 볼에 살짝 입맞춤했다.

그때. 쬬로마쯔가. 눈을. 떳따!

 

"꺄악. 오소마츠씨. .해요."

"쵸로마츠...? 원래 말투가 그랬나?"

 

아앗, 미안해 너의 그 얼굴이 예뻐서 잠시 입맞춤을... , 말이랑 생각이 바뀌어버렸다.

 

뭐라고..? “

 

싸늘하게 식어버린 얼굴로 되묻는 쵸로마츠...

뭔가 "나의 쵸로마츠" 와는 다른데... 아까의 그 기시감이, 스산하게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갔다.

숨을 크게 들이마쉬며 천천히 쵸로마츠의 볼에 손을 갖다 대었다

 

"쵸로맛쨩, 내가 평소에 너를 뭐라고 부르더라?"

"뭐야, 쥐약 먹었어? 왜 그래, 미친놈아, 껒지십쇼."

 

.쵸로마츠는 오소마츠에게 평소 말투로 기분이 나쁜 듯이 말을 하는데, '꿈에 뭐가 나왔길래 저러는 거지?'라고 쵸로마츠는 생각한다.

그와 중에 쵸로마츠의 보스를 향한 거친 말에 부하들이 놀랄 법도 하건만, 익숙한 듯 다들 무덤덤 하자 어제 들어온 신입만이 작게 더듬거리며.

 

"...........래도 되는 겁니까?"

 

라고 말했고 선배들은 다 이해한다는, 마피아와는 어울리지 않는 눈빛으로 신입을 쳐다보았다.

신입은 알아차렸다. 저게 일상이구나. 선배님들은 익숙하구나. 신입은 납득하곤 다시 정자세로 자세를 고쳐 잡았다.

사실 신입은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아왔다. 오소마츠 보스에게 발을 들이려면 우선 옷을 초록색으로 입어야했다. 그렇게 열심히 해서 들어온 이곳이 사실은 보스에게 막말하는 백수 형수님이 계실 줄은. '게다가 퍼스널컬러가 초록이야! 나랑 겹치잖아!' 그 뒤로 검정색을 입었다,

절대로 형수님과 같은 색을 입을 순 없었다. 사회생활력 만렙 감으로 느낀 결과, 그렇게 되면 나는 무사하지 못할 거라는 직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람 목숨은 소중하니까 잊지 말자

그렇게 신입이 얻은 사회 지식은 수 년 후, 사회초년생인 당신을 위한 101가지 상식이라는 책으로 남게 되고, 그가 이후로 출판계의 샛별이 되었다는 것은 그 자리의 누구도 알 수 없을 터였다.

그렇게 신입이 본인의 미래를 걱정할(?) 무렵, 신입의 앞에서는 여전히 오소마츠와 쵸로마츠가 투닥대고 있었다. 투닥이라고 하기엔 나름 마피아의 수장이라는 오소마츠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 같지만.

이리고 생각하는 순간 오소마츠가 쵸로마츠에게 키쓰를 시도하는 제스처가 보였고 모여 있던 부하들은 신입쿤을 데리고 사람을 만난 벌레들보다 빠르게 사라졌다. 와장창창문 깨고 도망가는 녀석도 있었다.

"너 임마 감봉" 이라는 말과 함께 부하들은 자리를 양보한다,

 

"애들 앞에서 하지 않는 다고, 약속한 거 잊은 거야?!"

 

라고 오소마츠에게 소리치는 쵸로마츠 였다.

 

"그래서, 싫어?"

"이 씨발 여기서 좋다고 해도 이상하고 싫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냐?"

"하지만 몸은 솔직한 걸?"

"여기서 몸 얘기가 왜 나와!"

 

쵸로마츠는 얼굴을 붉게 물들이면서 소리쳤다.

아니 잠시만 쵸로마츠 이렇게 귀엽게 반응하면 더 어쩔 줄 모르겠는, 잠시 어두워진 시야에 문득 앞을 보면 숨이 닿는 거리에 네가.

 

"....이제는 우리 둘 뿐이니까.."

 

더 이상 가까이 올 수 없을 것 같은 거리임에도 계속 가까워지는 오소마츠를, 얼굴을 붉힌 채 바라보던 쵸로마츠는 참을 수 없다는 듯 눈을 꾸욱 감으며 숨을 꼴깍 삼켰다.

 

"그러니까 이거 12금이라고 이 미친놈아!"

"하이하이~~~거기까지~~~~맛스루~~~~"

 

(와장창!) 쥬시마츠가 문을 부수고 들어와 덤블링을 넘고 있고 뒤이어 카라마츠 이치마츠 톳티까지...

 

"톳티 아니거든 쿠소보스!!!"

 

동생들의 등장에 오소마츠도 쵸로마츠도 얼굴이 붉게 물들고, 자기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오소마츠는 그 자리에서 도망치지만 카라마츠랑 쥬시마츠에게 잡혀 의자에 앉는다.

 

"헤에~?!?!?!?!? 형아들 뭐했음까? 세크로스?!?"

"~~~쥬우시마츠~?"

"그래 씨발 할려했다 왜!!!!!! 니네만 아니었어도..."

 

얼굴을 들이밀며 주고받는 쥬시마츠와 카라마츠에 얄밉다는 듯이 눈을 흘기며 말하는 오소마츠가 진심으로 억울해 보여 형제들은 그만 입을 다물었다.

. 씨빨! 쬬로마쭈는. 강제로. 수치플. 당해따.

 

"그 입 좀 닥쳐봐..."

 

쵸로마츠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입을 악물고 말하는데, 오소마츠는 눈치 없이 동생들에게 계속 말한다.

 

"이제 눈치 좀 생겼으면 좀 나가라!!!!"

네 놈이나 눈치 좀 챙겨, 이 빌어먹을 장남새꺄!"

 

결국 부끄러움과 창피함으로 폭발한 쵸로마츠는 옆에 있던 베개를 오소마츠한테 던졌다.

-, 하는 얼빠진 소리와 함께 베게는 얼굴에 철퍽- 부딛혔다. 에이.. 우리 사이에 눈치는 뭘~ 나한테는 우리 쵸로쨩 뿐인 거 알잖아- 하며 능글맞게 넘어가려 해 봐도 쵸로마츠는 단단히 삐져버린 것 같았다. 난감한데..

둘 사이의 분위기가 조금 바뀌자, 분위기 파악이 가장 빠른 토도마츠는 은근슬쩍 이치마츠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얼굴을 잔뜩 찌푸린 이치마츠는 카라마츠의 선글라스를 뺏어 도망쳤고, 카라마츠는 "My sunglasses !!!" 를 연발하며 따라서 뛰었고, 쥬시마츠도 뒤를 이었다. 막내는 똑똑했다.

~ 제법이쟌? 하고 뒤를 도는 순간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져있었는데 그거슨...!!!!(두둥

쵸로마츠가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며 이불 속에서 울고 있었다, 오소마츠의 어떻게든 쵸로마츠를 달래야 한다! 아까 로맨틱한 분위기로 바꿔야 한다고 다짐을 하고 뭔가 준비하는 오소마츠 는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며 훌쩍임이 들리는 이불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근데. 알고 보니! 허미. 시방 이게 뭐시여!! 우는 게 아니여따!! 걍 하품한 것이여따.

 

"쵸로쨩 졸린 거야?"

 

특명, 쵸로마츠를 재워라!

 

, 갑자기?!”

 

허공을 향해 외치다가 곧 쵸로마츠에게로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오면서,

 

쵸로쨩~ 아까는 형아가 미안- 다시 잘까? “

 

긍정도 부정도 아닌 듯 한 애매한

 

우응...”

 

하는 소리는 쵸로마츠의 (졸릴 때만 나오는) 흔치 않은 애교다. 가만히 서서 머리를 몇 번이고 쓰다듬어주면 나른하게 닫히는 얇은 눈꺼풀이며, 기대오는 머리며, 모든 것이..

모든 것이..

늘 새로워! 짜릿해! 최고야! 내적흥분맥스를 찍고 내적광란의 탭댄스를 추는 오소마츠는 겉으로는 침착하게 그리고는 천천히 토닥이다가 곧 색색거리며 귀여운 숨소리를 듣던 오소마츠도 곧 같이 잠에 빠져들었다. 창문과 문이 죄다 작살이 났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소중했기에.

 

 

* * *

 

 

 

쵸로마츠와 같이 침대에서 잠든 오소마츠는 또 꿈을 꾼다, 그 꿈의 내용은 쵸로마츠를 처음 만난 과거의 이야기로 쵸로마츠를 만나기 전의 오소마츠와는 완전 다른 사람이라 볼 정도로 사납고 무서운 오소마츠였다.

 

"개새끼야. 아직 안 끝났어. 누가 니 맘대로 기절하래?"

 

씹듯이 말하며 따귀를 때리는 오소마츠의 손아귀에는 피투성이가 된 채 정신을 잃은 사람이 있었고, 그 주위는 피와 사람들로 가득했다.

오소마츠에게 붙잡혀 피떡이 되버린 자의 동료들은 덤비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오소마츠가 자신들의 동료의 목에 손을 가져다대고

 

"내가, 이거 하나 못 부러트릴 것 같아?"

 

라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진심이다. 저건 진심이다. 또한 오소마츠는 정말로 그의 목을 아주 쉽게 부러트릴 수 있었다.

 

"... 그만둬 주세요!"

 

뭔가 남자치고는 높은 고음소리가 오소마츠 뒤에서 울려 퍼졌다. 뭔데, 하고 뒤돌아보자 거기엔 초록색 파카를 입은 한 명의 남자가 장바구니를 들고 있었다. 그걸 보고 오소마츠는 그 초록색파카의 남자에게

반하고

오소마츠는 제 손에 들렸던 걸 바닥에 내팽겨 치듯이 내려다 놓고는 손을 탈탈 털며 그대로 웃으면서 다가갔다.

 

- 이거 못 볼꼴을 보여줬네~ 미안미안~ 그런데, 우리 예쁜이는 이름이 뭐야? “

 

여전히 손에는 피가 묻은 채로 보란 듯이 웃으며 다가오는 남자가 쵸로마츠는 달가울 리 없었다. 하물며 그 피가, 방금 전까지 제 앞에서 멀쩡하게 살아 있던 이름 모를 사람의 것이었다면.

머리가 아파져서 잠깐 미간을 손가락으로 누른 쵸로마츠는 제 앞의 오소마츠에게 제대로, 또박또박 말했다.

 

"그 피, 다 지우고 오면 이름 알려 드릴게요."

 

흐응~~그럼 이건 어때?

.!하고 갑자기 잡혀버린 손목은 아픔을 호소했지만 이 힘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기에 가만히 있었다.

이쁜이가 이름을 알려주면 지금 당장 사라져 줄께! ! 전화번호도 알려주면 좋고~?

하고는 사르르 녹듯이 눈웃음을 짓는 남자를 보자 숨이 막혔다.

거역할 수 없는 힘에 쵸로마츠는 싫다는 표정으로 저항했다, 결국 울음을 터뜨리는 쵸로마츠의 반응에 오소마츠는 난감하다는 듯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한다.

결국 오소마츠는 다가가 쵸로마츠의 맑은 눈물들을 핥아 올렸다. 그리곤 짜지도 않은지 다시금 예쁘게 눈웃음치며

 

"예쁜이, 무섭게 해서 미안해. 그만 울어, ?"

 

하고 녹을 듯 다정한 목소리로, 놀라서 눈물이 멈춰버린 쵸로마츠를 얼렀다.

그러곤 깨버렸다. . 생생한 과거의 꿈.

 

 

* * *

 

 

 

아아- 뭐야 우는 쵸로쨩 귀여웠는데.”

 

라고 중얼거리며 옆에 누워있을 쵸로마츠를 바라보았다.

새근새근 잘 자고 있는 모습에 흐뭇하게 웃으면서 곧 이마에다가 가볍게 입을 맞추곤,

벌어진 입술 사이로 숨이 새어나간다. ‘잘 자 쵸로마츠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얼굴로 잠이 든 쵸로마츠를 바라보던 오소마츠는 많은 일이 있었던 것을 떠올리며 조금 쉬기 위해, 쵸로마츠의 옆에 누웠다.

박살난 창과 문에서 들어오는 빗소리는 참으로 운치 있었지만 쵸로마츠는 추웠는지 이불을 덮어줬음에도 바들바들 떨었다.

오소마츠는 의자에 걸쳐놓았던 재킷을 쵸로마츠에게 덮어주고 커튼을 치고 쵸로마츠 곁으로 다가가 쵸로마츠를 꼬옥 안아주었다.

따스하게 느껴지는 온기에 쵸로마츠가 작게 우웅.. 하며 오소마츠의 품속으로 바르작거리며 들어갔다.

 

'아니아니아니~~~!!!!!!! 이거, 초 위험하잖? 애인이 이러는거 보고 참을사람이 누가있냐고!!!!!!'

 

그런 쵸로마츠에 마피아의 보스라는 이름이 무색할정도로 귀까지 벌게진 오소마츠는 쬬로마쯔의. 얼굴을. 자세히. 보는데! 시벌탱. 쬬로가 눈을 떳따! 어여뿐 초록색 눈동자! 예쁘당. ㅎㅎ.

오소마츠의 얼굴이 너무 가까이 있어서 놀란 쵸로마츠가 비명을 지르며 오소마츠의 따귀를 때렸다.

 

"으아악!!! 놀랐잖아 시벌!!!"

쵸로쨩...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보스는 얼굴이 생명이라굿...!”

 

억울함이 가득한 목소리로 호소했지만 눈앞의 당당하고 사랑스러운 애인은 전혀 뉘우치는 기색이 없는 듯하다..

 

웃기고 있네. 지금 본인이 잘생겼다고 생각한 거야? 진짜 미쳤네.”

 

쵸로마츠는 혀를 쯧 하고 한 번 찼다. 아무리 나랑 사귀는 사람이라지만 객관적으로 바라봐야지.

 

에엣~~쵸로쨩~ 당연한 거 아니야? 이 몸의 미모는 세계를 정복한다구~!! 여기 여기 다시 잘 보라구~?"

 

라고 말하면서 쵸로의 턱을 잡고는

 

"이렇게 잘생겼으니깐 이렇게 예쁜 너랑 있는 거야. 사랑해?"

 

쪽하고 가벼운 소리와 함께 오소마츠는 다시 얻어맞았다.

오소마츠는 얻어맞는 줄 알고는 쵸로마츠가 팔을 휘두르는 척하더니 오소마츠는 살짝 겁을 먹고 눈을 감는데, 오소마츠의 볼에 쵸로마츠가 키스를 하고는 부끄러운지 이불 속으로 숨어버린다.

응응, 이거 절대로 뜨밤의 신호지?

 

뜨밤을 기대했나? 유감. 이거 12세다.

 

, 12세라니. 오소마츠가 툴툴 거리며 쵸로마츠를 따라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대낮에 이불 속에 들어가며 설레는 패턴이라니, 분명 그 클리셰다.

 

"쵸로마츠 이거 볼래? 야광시계야!"

 

사실 저번에도 저저번에도, 몇 번이고 쵸로마츠에게 울트라카리스마레전드 한정판 야광시계를 자랑하려고 했었는데... 그래서 매일매일 끼고 다녔는데... 눈치 없는 쵸롬츄는 한 번도 눈치채주지를 않았다.

심지어 우리 어릴 때 유행하던 ☆☆레인저 야광시계인데!

 

"왠 야광시계... ?"

 

드디어 눈치를!

 

"시간이 이렇게 오래 됐어?"

 

...쵸로쨩.....내가 널 사랑하지만 이런 눈치 없는 점이...정말.....최고야! 짜릿해! 늘 새로워!!눈치 없는 쵸로쨩~~카와이ㅣㅣ

주접떠는 오소마츠를 무시한 채 쵸로마츠는 허겁지겁 일어나더니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쵸로마츠! 어디가려고?"

 

오소마츠는 쵸로마츠를 부르지만 대답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 집에 돌아갈 시간이라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늦는다고!"

 

그 말과 함께 쌩하고 쵸로마츠가 침실을 빠져나간다!

오소마츠가 급히 발 빠른 부하들을 시켜 쫒아가게 했고, 무전기를 통해 들은 소리는....

 

"냐쨔아아앙ㄹㄱㄹㄹㄱ날잉깅앍!!!!!!@@!@!!!!!@!~!~!#!!!!!"

 

냐쨩? 레이카, 그러니까 냐쨩은 오소마츠의 오랜 친구였다. 이거 냐쨩을 좋아하는구만! 냐쨩 앨범이랑 굿즈 준다고 말해볼까?

오소마츠는 쵸로마츠에게 전했다.

 

"쵸로쨩!!! 오늘 집 가지 말고 내 옆에서 자고가면 냐쨩 앨범이랑 굿즈 줄게!!!"

"??? 하지만 라이브도 있는걸..!!"

"아예 우리 집에서 무대 보여줄게! 자고 가줘!!!"

 

조직이 괜히 조직인 게 아니라구! 그렇게 오늘도 오소마츠는 회계장부를 몰래 조작할 마음을 굳게 다졌다. , 갚으면 되는 거잖~??

그런 오소마츠의 원대한 계획을 알지 못하는 쵸로마츠는 이미, 냐쨩에 넘어가 다시 발걸음을 오소마츠에게로 돌렸다.

그래, 직접 얼굴을 볼 수 있다면... 눈 딱 감고 자고 가자.

그렇게 자고 가게 된 쵸로마츠는 오소마츄와 멋진 밤을 보내며 청첩장 디자인을 골라따.

종이 재질과 디자인 옅은 연두색 바탕에 붉은색 테두리으로 된 청첩장에 글씨도 잘 어울리는 걸로 그리고 턱시도와 쵸로마츠는 흰색 턱시도 인데, 하늘하늘한 느낌의 턱시도를 고른다.

가는 손목과 허리에 여린 느낌의 쵸로마츠가 하늘하늘한 흰 턱시도를 걸쳤다. 오소마츠는 대비되는 각이 잡힌 검은 턱시도를 빼입은 채로 아이처럼 펑펑 울었다. 그의 앞에 흰 턱시도를 입고 쑥스러운 듯 웃고 있는, 머지않아 자신의 배우자가 될 이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마치 천사와도 같아서.

천사! . 쫓겨났나봐! 불상하따. 하지만 이젠! 내가! 행복하게. 해줘야지. ㅎㅎ.

그렇게 결심한 오소마츠는 쵸로마츠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제 남은 건 우리 결혼뿐이네~ 쵸로쨩 꼭 홍콩으로 보내줘야지~ , 신혼여행 이야기였어! 무슨 생각한 거야?

..무슨 생각이냐니... 라며 말꼬리를 흐려보지만 쵸로마츠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 한다. 에이 농담인데 쵸로마쮸, 정말 홍콩이 그렇게 가고 싶었어? 하고 눈을 접어 웃어주었다. 알기 쉽구만.

한차례 뜨거운 농담이 스쳐 지나간 후, 오소마츠는 쵸로마츠의 손을 꽉 잡으며 "그럼 갈까? 결혼의 맹세를 맺으러!" 라고 말했고, 그 말에 얼굴을 살짝 붉힌 쵸로마츠는 오랜만에 활짝 웃어주며 말했다.

"오소마츠, 사랑해."

“....!나도...ㅅㅏ...”

 

(빰빠밤~-빰빠밤~~~)

결혼식 입장곡이 흘러나오며 오소마츠의 말을 끓었다.

에라이

말을 끊겨서 기분이 나빴지만 오늘은 쵸로마츠와 부부의 연을 맺는 날 형제들과 부하들이 오소마츠와 쵸로마츠의 결혼식을 축하해주고, 예정대로 결혼식을 치루고 홍콩으로 신혼여행을 가는데 오소마츠는 한 조직의 보스로 목숨이 노려질 수도 있기에 동생들이 몰래 자신들의 비행 표를 구해 따라간다.

하지만 오소마츠가 누구인가, 따라오려는 동생들을 일찌감치 눈치 채고 공항 입구에서 돌려보냈다. 그리고 둘은 날아오르는 비행기 안에서도, 짐을 푸는 호텔 안에서도, 그리고 침대 안에서도 사랑을 속삭였다. 쵸로마츠가 예쁜 눈에 투명한 눈물을 매단채로 오소마츠의 귀에 대고 무어라 말했다.

 

새끼야 사랑한다.”

"어흑..! 나도 사랑해 쵸로쨩...!!"

 

그렇게 두 사람은 사랑을 속삭이며 밤을 보냈다. 그들의 밤에 있어서 가장 반짝였던 건 아마도... 오소마츠가 벗어둔 야광시계뿐이었을 것이다.

그에 못지않게 빛나는 은하수도 하늘을 수놓았고, 모든 것이 완벽한 밤이었다고, 오소마츠는 단언할 수 있었다.

은하수만큼 아름다운 신혼여행을 보내고, 오소마츠와 쵸로마츠는 여느 부부처럼 일상으로 돌아왔다.

한 명을 더 집에 들인 채.

그럿타...! 그들은 한것이여따...! 그거슬...!!!!

바로.......!!!!!! 양을!!!!

 

[다들 뭘 생각했는지 알겠지만 재차 강조 만 12세이여 이렇고 저렇고 야한 것은 없기에 건전하게 입양해왔습니다.]

 

그 아이는 전혀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쵸로마츠를 닮은 반짝이는 숲을 닮은 눈과 오소마츠를 닮은...

장난 끼와 말투에 쵸로마츠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소마츠는 쵸로마츠가 마음에 드는 아이라 괜찮겠지 하고 그 아이를 쳐다보고, 쵸로마츠와 비슷한 느낌에 자신과 비슷한 느낌 오소마츠와 쵸로마츠 사이에서 태어났다면 바로 이런 느낌이겠구나, 라는 생각에 바로 입양 절차를 밟고 가족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셋이서 단란하게 지내던 도중, 쵸로마츠에게 축복이 찾아왔다. 오소마츠는 쵸로마츠를 조심스레 껴안고 한참을 울었으며, 고마워, 고마워... 하는 울음소리에 얹혀 진 진심이 한참동안 메아리쳤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 가정을 위해 자신이 이뤄왔던 모든 것들을 내려놓을 준비를 했다.

그러따. 3명이서 야광시계를 세트로 맞추기를 쬬로가 허락해따! 히히힉.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에필로그]

 

 

저기, 쵸로쨩

?”

우리 애 한 명만 더 낳을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낳은 게 아니잖아.”

우응~? 그치만 둘째 있으면 좋쟌? 어때 오늘 밤을 찐하게 지내볼까?”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아침이나 만들어라,”

앗 넵....”

어젯밤에도 니 멋대로 해 놓고서는.. 나 오늘 라이브 있다고 말 했어, 안 했어?”

아니 그래도 쵸로마쮸... 남편 두고 라이브라니 너무하지 않음..?”

그렇다고 잠을 못 자게 해? 내일은 눈을 뜨고 싶지 않은가 봐?”

“...제가 죄송합니다..”

 

늘 상 반복되는 이 대화들이, 누군가에게는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환하게 웃고 있는 이 신혼부부에게는 더없이 행복한 대화들이었다.

그렇게 둘은 아이들을 기르고, 손주들도 보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고, 손을 마주 잡고 한낱 한 시에 세상을 떴다.

누구보다도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 END -

[연중/탐님글 리메이크]

 

 

 

 아, 눈 온다. 겨울 다 지나간 줄 알았는데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창문을 열면 춥겠지. 하얘지는 세상을 창 너머가 아닌 망막에 그대로 담고 싶어졌다. 손이 가는 대로 2층 창문을 활짝 열어서 본 세상은 생각대로 추웠지만 어딘가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이 따뜻함은 아마도 내가 들떠서 그런 거겠지. 맞아, 기력 없이 살던 내게도 눈에 내린다는 사실은 많이 들뜨는 일인 거 같아.

 너무 오랜만에 내리는 눈인 걸. 이건 나 말고 누구라도 속으로는 들떠있을 거라고.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쵸로마츠?

 

 "..."

 

 동의를 구해보려고 널 바라보았는데 너는 또 거지같은 라노벨 읽고 있었다. 역시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길 잘했어.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내리는 눈을 보니 다시 들뜨고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 너무 오랜만이잖아. 이 설렘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나답지 않지만 직접 밖으로 나가서 눈 구경하고 싶어졌는걸. 시계를 보니 짧은 바늘이 벌써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오후가 되면 눈 안 내릴지도 모르니까 잠깐 나갔다 올까나.

 

 "나 잠깐 밖에 나갔다 올게."

 ", ."

 

 라노벨 읽느라 책에 가려진 너의 둔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은 그런 거나 읽고 있으라고, 난 예쁜 눈이나 구경하러 갈 거니까. 새하얗고 소복이 쌓여있는 눈 보고 이따 후회하지나 않길 바라.

 

 '역시 눈이 내리는 날은 춥구나..'

 

 평상시처럼 후드와 바지를 입고 슬리퍼 신어 나갔더니 춥다. 나오지 말고 집에 있을 걸 그랬나. 후회가 들다가도 눈앞에 흩날려 내리는 눈을 보면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앞에서 금방 눈 오는 것만 보고 다시 돌아갈 거니까. 이 정도 추위는 견딜만하게 느껴졌다. 한가롭게 하늘하늘 내려오는 눈송이를 보고 있자니, 니트여서 조급한 마음으로 사는 나에게도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야옹"

 

 익숙한 울음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엔 본 적 없는 고양이 한 마리가 날 보고 있었다. 넌 처음 보는 아이인 거 같은데. 옆 동네에서 온 아이야? 아무리 고양이라도 추울 거 같은데 잘만 돌아다니는구나. 귀여워. 이리 와봐.

 

 "야옹"

 

 내게 오길 바랐지만 고양이는 되려 나의 반대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날 보고 도망가는 거 같진 않았다. 발걸음이 빠르지 않은 것이 꼭 나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뭐지, 날 쳐다보면서 그렇게 가면 꼭 따라오라고 하는 거 같잖아. 그럼 같이 가.

 추운 것도 잊은 채 낯선 고양이를 따라갔다. 따라간 그곳엔 내 친구들이 있는 골목길이었다. 더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추위에 떨지 말라고 박스나 담요 같은 것들을 깔아주었는데, 그것들이 다행히 제 구실을 하는 거 같아보였다. 나를 데리고 온 고양이도 내 친구들의 새 친구인건가. 다행이다. 처음 보는 고양이여서 혹시나 추위에 떨고 있나 걱정했는데 여기 있는 거라면 안심이야. 내 친구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 해준 걸까 그래서 날 발견하고 네가 날 부른 걸까. 그렇게 생각하니 기특한 마음이 따뜻하게 뭉클 올라왔다. 겨울이 오고 나서 간만에 만난 건데 이야기나 조금 나누고 갈까.

고양이들이랑 놀다 보니 어느새 해 위치가 조금 달라졌다. 시계가 없으니 몇 시인지도 모르겠고 이제 슬슬 돌아가야겠다.

 

 "넌 초면이니까 내가 선물을 줄게."

 

 먼저 만난 고양이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내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돌아가는 길은 처음 문밖을 나섰을 때처럼 여전히 추웠다. 고양이들과 있다 보니 추운 걸 잠깐 잊었나보다. 그래도 안고 있는 고양이의 온기가 전해져서 지금은 몸이 따뜻해지는 거 같아.

 다행히 눈이 그쳤어. 너도 추울 테지. 빨리 갈게.

 

.

 

 '겉옷도 안 들고 나갔으면서. 여태 안 온다고?'

 

 신간 라노벨을 다 읽고 나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났다. 라노벨 읽느라 신경 쓰지 못했지만, 이치마츠가 나간다고 말하고 안 들어 온지도 이미 두 시간이 지난 거 같다. 아까 집 안에 있던 그 차림 그대로 나간 거 같은데. 눈까지 오는 이 추운 날에 그 차림으로 나갔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형제들한테 민폐라고.

 

 '더 밖에 있다 오는 건 상관없지만 적어도 따뜻하게 입고 나갔어야지.'

 

 걱정되는 마음에 이치마츠의 겉옷을 들고 무작정 집밖으로 나섰다. 네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지만 내 발걸음은 오른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대체 어디로 간 거야. 너를 찾아 계속 걸어갔지만, 만약 네가 나랑 다른 방향으로 집에 오는 중이라면 내가 집에서 나온 게 헛수고인 것이 아닐까라는 후회가 들기 시작했다.

 후회가 들자 발걸음이 멈췄다. 네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으니까 답답하다. 하지만 이 날씨에 밖에 나간 동생이 사실 따뜻하게 입지도 않았다면 걱정되는 마음이 더 큰 게 맞으니까. 그렇게 형으로서의 도리로 합리화 시킨 뒤 다시 길을 걸었다. 이렇게 가다가 만나면 운이 좋은 거고, 안 만나면 집으로 돌아가면 되는 거였다.

 얼마나 이 눈길을 걸었을까. 그냥 집에 돌아갈까 생각하며 한참을 걷다보니 멀리서 누군가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실루엣이 꼭 이치마츠 같았다. 그런데 상대가 품에 무언가를 안고 오고 있었다. 뭘 안고 올 녀석이 아닌데... 동생이 아닌 걸까 약간 의심이 들긴 하지만 만약 이치마츠가 아니라면 그냥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

 

 '쵸로마츠..?'

 

 길을 걷고 있는데 멀리에 익숙한 사람이 보였다. 분명 쵸로마츠 같은데 이 추운 날에 왜 나온 거지? 일이라도 생겨서 나온 걸까 바라보다가 네 손에 들려있는 것에 눈길이 갔다. 저거 내 옷 같은데.

 

.

 

 상대와 가까워지자 더욱 뚜렷이 알아볼 수 있었다. 역시 이치마츠였다. 품에 안고 있던 건 고양이였구나. 고양이 때문에 자기 추운 것도 모르고 여태 밖에 있었다니. 바보 아니야?

 자기 몸은 자기가 간수하자고.

 

 "이 날씨에 여태까지 잘도 돌아다녔네."

 

 고양이를 안고 있으니 겉옷을 건네주어도 스스로 못 입겠다고 생각하며 어깨에 걸쳐주었다. 그나저나 여태 뭐 하다가 이제 돌아오는 거야. 손 엄청 빨개지고 차가워졌잖아.

 

.

 

 쵸로마츠가 내 겉옷을 들고 다가오더니 내 어깨에 덮어주었다. 뭐야, 그럼 나 때문에 밖에 나왔다는 소리야? ? 설마 내 걱정해준 건가?

 이런 배려에는 익숙지 않아서 뇌가 빠르게 반응하지 못한다. 그리고 안 하던 배려 때문에 어색하게 느껴진단 말이야. 예상 못한 배려심덕에 뇌가 과부하 올 거 같은 와중에 쵸로마츠가 덮어준 외투 덕분에 몸이 따뜻해졌다.

 

 ".. 고마워."

 "천만에..."

 

 그렇게 우리는 이후 별다른 말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머리와 옷에 붙어버린 눈들은 다 녹아버려서 축축해졌다. 그래도 품속에 있던 고양이는 젖지 않고 무사히 집에 올 수 있었다.

 고양이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작은 멸치를 주었다. 잘 먹네. 멸치를 다 먹은 고양이를 기특하다며 쓰다듬어 주고는 다음에 또 보자며 밖으로 보내주었다.

따뜻한 곳에서 지내다가 다시 만나자.

 

 "."

 

 쵸로마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굳이 얼굴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분명 잔소리할 테지.

 

 "너 얇은 옷만 입고서 돌아다니지 말란 말이야. 걱정될뿐더러 감기 걸려서 옮기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이것 봐, 아직도 네 손 빨갛고 차갑다고."

 

 갑자기 내 손을 확 잡아놓고 그런 걱정하는 말 하는 게 어딨어. 평소 같았으면 잔소리만 실컷 할 거면서. 그 뒤로 쵸로마츠는 몇 마디 잔소리를 했지만 그닥 귀에 잘 박히지는 않았다. 그냥 지금 이 순간에 내 마음이 더 들떠서 그런 거 같아.

역시 눈 내리는 겨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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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허접 피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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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드백 ]

 

탐님 사랑해요.

우선 겨울과 눈과 고양이와 연중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헤헤헤헿ㅎ

전체적인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 되는지 머릿속에 훤히 그려져서 좋았어요. 그림은 한 장면만 보여주는 게 장점이라면 글은 전체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게 장점이지요. 글과 그림 모두 탐님 머릿속에 있는 장면 장면이었고, 탐님이 그 글을 전체적으로 끊김없이 잘 표현해주었기 때문에 읽기도 보기도 아주 좋았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글에 대한 피드백을 해볼게요.

주의 - 저는 제가 쓰는 글에 만족하는 글러이지, 국문과라던가 글강사가 아니기 때문에 표준적인 기준보다 제 기준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그러니 탐님은 탐님의 글을 앞으로도 더 써주시면 됩니다! 각자만의 스타일이 있는 것이니까요.

 

 저는 상황 묘사에 많이 신경쓰는 편이에요. 앞문장과 뒷문장을 읽을 때 바로 이해될 수 있는지, 아니면 뭔가 어색한지 봅니다. 그런 의미로 탐님 글은 제 기준으로 듬성듬성한 기분이었어요.

 문장이 듬성듬성하다고 글을 이해하지 못하진 않아요. 다시 읽어보면 앞문장과 뒷문장의 개연성을 추측해서 알 수 있기 때문이죠. 

 

ex) (원본글) , 눈 온다. 분명 겨울 다 지나간 줄 알았는데 눈이 펑펑 내린다. 세상이 조금은 하얘진 거 같아. 2층 창문을 열어서 본 세상은 춥지만, 어딘가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은 내가 들떠서 그런 거겠지.

    (수정글) , 눈 온다. 겨울 다 지나간 줄 알았는데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세상이 하얘지는 거 같아. 창문을 열어 그 세상을 보고 싶어졌다. 2층 창문을 열어 본 세상은 추웠지만 어딘가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이 따뜻함은 아마도 내가 들떠서 그런 거겠지맞아, 기력 없이 살던 내게도 눈이 내린다는 사실은 들뜨는 일인 거 같아.

(리메이크 글이랑 수정본은 많이 다릅니다)

 

 빨간 문장이 제가 1차로 수정한 글이에요.

 첫번째 빨간 문장부분을 원본만 봐도 '아, 이치마츠가 2층 창문을 열어 밖을 봤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제 경우는 이치마츠가 2층 창문을 여는 이유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글을 읽을 때 '왜 그런걸까?'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두번째 빨간 문장과 세번째 빨간 문장도 봅시다. 이치마츠는 왜 들떴을까요? '하얀 눈을 보니 따뜻한 기분이 들었다. 그건 내가 들떴기 때문이지.' 들뜨는 건 보통 기분이 좋다고 표현하지요. 그리고 이치마츠는 현재 눈을 보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즉, 이치마츠는 눈이 오는 것이 기분이 좋은 거에요. 그런데 만약 정말정말 만약에, 본 글에서 이치마츠가 들뜬 이유가 눈오는 것이 아니라면, 글을 읽는 사람이 이해한 것과 탐님의 의도가 다르게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무엇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표현하는게 좋을 거 같다고 생각해요.

 

 글이든 그림이든 창작을 할 때에는 내가 생각하는 걸 머릿속에서 꺼내는 거잖아요. 내가 전달하고 싶은 그 이야기의 흐름과, 내가 전달하고 싶은 장면 장면을 얼마나 세세하게 표현하는가가 상대에게 전달할 때 효과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내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지만 상대는 '왜 그런걸까?'라고 의문이 들면, 나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 걸 못 보여준 것이니까요.

 

 근데 어느정도 애매하게 쓰는 것도 좋아요. 추측은 사람을 머리 굴리게 하니까요(?) 추리소설이 재미있는 이유일테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뒷부분에 쵸로랑 이치가 만나는 부분을 아주 좋아했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심리를 추측하는 건 참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이에요.

 

 

ex) (원본글) 갑자기 내 손을 확 잡아놓고 그런 걱정하는 말 하는 게 어딨어. 평소 같으면 잔소리만 실컷 할 거면서.

그 뒤로 쵸로마츠는 몇마디 잔소리를 했지만 그닥 귀에 잘 박히지는 않았다. 그냥 마음이 더 들떠서 그런 거 같아.

역시 눈 내리는 겨울 좋다.

     (수정글) 갑자기 내 손을 확 잡아놓고 그런 걱정하는 말 하는 게 어딨어. 평소 같았으면 잔소리만 실컷 할 거면서. 그 뒤로 쵸로마츠는 몇 마디 잔소리를 했지만 그닥 귀에 잘 박히지는 않았다. 그냥 지금 이 순간에 내 마음이 더 들떠서 그런 거 같아.

역시 눈 내리는 겨울이 좋다.

 

 뒷부분은 크게 수정 안했어요. 심리표현이 너무 재밌었거든요.

 이부분은 제 생각엔,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아 추측이 가능한 것으로 보여요. 위에서 이치마츠는 '눈 내리는 것에 기분이 들뜬다.'라고 말했는데, 쵸로마츠를 만나서 '마음이 더 들뜬다.'라고 표현했어요. 크게 보면 떡밥회수 부분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처음에 '쵸로마츠에 동의를 구한다'거나, 나중에 만난 뒤에 '자신을 걱정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 마무리 부분에 와서 '자신은 자각하지 못하는 쵸로마츠를 향한 마음'이 커진 거 같았거든요.

 

상황묘사는 자세한게 좋지만 심리묘사는 애매하게 써도 재미있다는 이야기!(전혀 좋은 결론이 아니야!)

 

 

탐님~~! 글 많이 써주세요!!

 

 

 아래는 리메이크 전 1차 수정부분~!!

 빨간 글자추가부분, 파란 글자피드백 부분, 초록 글자보라 글자는 이야기 흐름 속 장면에 대한 의문수정사항, 생략한 건 따로 (괄호표시) 해두었는데, 어차피 생략이라 빠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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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수정 및 피드백]

 

 아, 눈 온다. 겨울 다 지나간 줄 알았는데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세상이 하얘지는 거 같아. 창문을 열어 그 세상을 보고 싶어졌다. 2층 창문을 열어 본 세상은 추웠지만 어딘가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이 따뜻함은 아마도 내가 들떠서 그런 거겠지맞아, 기력 없이 살던 내게도 눈이 내린다는 사실은 들뜨는 일인 거 같아. (=앞문장과의 흐름과 개연성 이어줌)

 

 너무 오랜만에 내리는 눈인 걸. 이건 나 말고 누구라도 속으로는 들떠있을 거라고.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쵸로마츠?

 

 "..."

 

 너의 동의를 구해보려고 널 바라보았는데 너는 (=상황설명 기재) 또 거지같은 라노벨 읽고 있었다. 역시 입 밖으로 안 꺼내길 잘했어.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내리는 눈을 보니 다시 들뜨고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눈, 너무 오랜만이잖아. 이 기분주체할 수가 없었다. 나답지 않지만 눈 구경하고 싶어졌는걸. 시계를 보니 벌써 12, 오후가 되면 눈 안 내릴지도 모르잖아.

 

 "나 잠깐 밖에 나갔다 올게."

 ", ."

 

 라노벨 읽느라 책에 가려져 둔탁한 네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은 그런 거나 읽고 있으라고, 난 예쁜 눈이나 구경하러 갈 거니까. 새하얗고 소복이 쌓여있는 눈 보고 이따 후회하지나 말길.

 

 '역시 눈이 내리는 날은 춥구나..'

 

평상시처럼 후드와 바지를 입고 슬리퍼 신 나갔더니 춥다. 나오지 말고 집에 있을걸 그랬나. 후회가 들다가도 눈앞에 흩날려 내리는 눈을 보면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앞에서 금방 눈 오는 것만 보고 다시 돌아갈 거니까. (=추우니까 집에 들어간다는 문장 사이의 개연성 적음) 이 정도 추위는 견딜만하게 느껴졌다. (=문단자체의 끝마무리가 완벽하지 않음) 한가롭게 하늘하늘 내려오는 눈송이를 보고 있자니, 니트여서 조급한 마음으로 사는 에게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나 분명 니트인데, 이렇게 사는 주제에 여유 있구나.) (=같은 문장 반복으로 인한 생략)

 

"야옹"

 

 익숙한 울음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엔 본 적 없는 아이가 날 보고 있었다. (=고양이 묘사 추가) 넌 처음 보는 아이인 거 같은데. 옆 동네에서 온 건가? 아무리 고양이라도 추울 거 같은데 잘만 돌아다니는구나. 귀여워. 이리 와.

 

 "야옹"

 

 내게 오길 바랐지만 고양이는 되려 나의 반대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날 보고 도망가는 거 같진 않았다. 발걸음이 빠르지 않은 것이 꼭 나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고양이의 행동묘사 추가) 뭐지, 날 쳐다보면서 그렇게 가면 따라오라고 하는 거 같잖아. 같이 가.

 발이 시리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는 것도 까먹은 채 낯선 고양이 따라갔다. 그렇게 추운 것도 모르고 간 골목길에는 날 여기로 데려다준 고양이와 다른 고양이들이 있었다. 다른 고양이들은 나랑 한 번씩은 봤던 얼굴들인걸.

새로운 고양이들이 추위에 떨고 있는 걸까 내심 걱정하면서도 새 고양이를 만날 생각에 어느 정도 기대했었는데.

그래도 다행인 거겠지. ( : 다행인 이유는 새 고양이들이 없어서?)

( → 고양이를 따라온 것, 고양이가 이치마츠를 따라오게 한 이유가 분명치 않음)

 

(= 수정글) 나는 추운 것도 잊은 채 낯선 고양이를 따라갔다. 따라간 그곳엔 내 친구들이 있는 골목길이었다. 더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추위에 떨지 말라고 박스나 담요 같은 것들을 깔아주었는데, 그것들이 다행히 제 구실을 한 거 같아보였다. 나를 데리고 온 고양이도 내 친구들의 새 친구인건가. 다행이다. 처음 보는 고양이여서 혹시나 추위에 떨고 있나 걱정했는데 여기 있는 거라면 안심이야. 내 친구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 해준 걸까 그래서 날 발견하고 네가 날 부른 걸까. 그렇게 생각하니 기특한 마음이 따뜻하게 뭉클 올라왔다. 겨울이 오고 나서 간만에 만난 건데 이야기나 조금 나누고 갈까.

 

 얘네랑 놀다 보니 어느새 해 위치가 조금 달라졌. 시계가 없으니 몇 시인지도 모르겠고 슬슬 (발도 아픈 느낌마저 사라지고 있는걸.) ( → 이치마츠가 발이 왜 아팠을지에 대한 의문점 발생으로 생략. 추위로 인한 발 시림? 고양이들과 놀려고 앉아있던 발 저림?) 돌아가야겠다.

 

 "넌 초면이니까 내가 선물을 줄게."

 

 먼저 만난 고양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고양이들과 있다 보니 추운 걸 잠깐 잊었을 뿐이었을까. 돌아가는 길은 처음 문밖을 나섰을 때처럼 여전히 추웠다. (=이전 문장과 다음문장의 흐름 및 상황설명 부족) 그래도 안고 있는 고양이의 온기가 전해져서 몸이 조금은 따뜻해지는 거 같아.

 너도 추울 테지. 빨리 갈게.

 

.

 

 '겉옷도 안 들고 나갔으면서. 여태 안 온다고?'

 

 신간 라노벨을 다 읽고 나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났다. 라노벨 읽느라 신경쓰지 못했지만, 이치마츠가 나간다고 말하고 안 들어 온지도 이미 두 시간이 지난 거 같다. (=누구를 걱정하고 있는지 정확한 묘사와 상황추가) 아까 집 안에 있던 그 차림 그대로 나간 거 같은데. 눈까지 오는 이 추운 날에 그 차림으로 나갔다가 감기라도 걸리면 형제들한테 민폐라고.

 

 '더 밖에 있다 오는 건 상관없지만 적어도 따뜻하게 입고 나갔어야지.'

 

 이치마츠의 겉옷을 들고 나섰다. 그런데 어디로 건지 몰라서. 무작정 오른쪽 길로 걸었다. 걱정되는 마음에,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문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음)

 어디 갔을지도 모르는 거고, 만약 돌아오고 있는데 엇갈린 거라면 나만 헛수고한 셈이니까. 그래도.. 이 날씨라면 걱정되는 마음이 더 큰걸. 그렇게 걷다가 멀리서 익숙한 사람이 보였다. 이치마츠라고 생각했지만 무언가를 안고 오고 있었기에 동생일거라는 확신이 조금 사그라들었. (=종결어미통일, 의심은 확신을 확정하기에 부정확함) 이치마츠가 아니라면 마저 가던 길 가면 되니까, 계속해서 걸었다.

 

.

 

'쵸로마츠..?'

 

길을 걷고 있는데 멀리에 익숙한 사람이 보였다. 분명 쵸로마츠 같은데 왜 나온 거지? 들고 있는 건 내 옷 같은데.

 

.

 

역시 이치마츠였다. 고양이 안고 있네. 고양이 때문에 자기 추운 것도 모르고 여태 밖에 있다니. 바보 아니야?

자기 몸은 자기가 간수하자고.

 

"이 날씨에 여태까지 잘도 돌아다녔네."

 

고양이를 안고 있으니 겉옷을 입혀줄 수도 없고 조금이라도 따뜻할 수 있도록 어깨에 걸쳐주었다. 이게 최선이다. 걸쳐주는 것 정도는 이치마츠도 이해해주겠지. 그나저나 여태 뭐 하다가 이제 돌아오는 거야. 손 엄청 차갑고 빨개졌다고.

 

.

 

 쵸로마츠가 내 겉옷을 들고 오더니 내 어깨에 덮어주었다. 뭐야, 그럼 나 때문에 밖에 나왔다는 소리? ? 설마 내 걱정 해준 건가? 이런 건 너무 오랜만이라 반응이 느려져. 그리고 갑자기 어색하게 느껴진단 말이야. 그래도 고맙다는 말 정도는 해야겠지.

 

 ".. 고마워."

 

 그렇게 우리는 이후 별다른 말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머리와 옷에 붙어버린 눈들은 다 녹아버려서 축축해졌다.

처음 보는 고양이에게 선물을 주기위해 작은 멸치를 주었다.(=앞문장(선물을 줄게, 부분)과 연상할 수 있도록 설명추가) 잘 먹네. 멸치를 다 먹은 고양이를 기특하다며 쓰다듬어 주고는 다음에 또 보자며 밖으로 보내주었다. (=황과 상황 사이의 설명추가)

 따뜻한 곳에서 지내다가 다시 만나.

 

 "."

 

 쵸로마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황에 대한 명확한 종결문장 추가) 굳이 얼굴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분명 잔소리할 테지.

 

"너 얇은 옷만 입고서 돌아다니지 말란 말이야. 걱정될뿐더러 감기 걸려서 옮기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이것 봐, 아직도 네 손 빨갛고 차갑다고."

 

갑자기 내 손을 확 잡아놓고 그런 걱정하는 말 하는 게 어딨어. 평소 같으면 잔소리만 실컷 할 거면서.

그 뒤로 쵸로마츠는 몇 마디 잔소리를 했지만 그닥 귀에 잘 박히지는 않았다. 그냥 지금 이 순간에 내 마음이 더 들떠서 그런 거 같아.

역시 눈 내리는 겨울좋다.

[마피아au/오소마츠상vs여자마츠상] Yes, Boss.

 

 

 

이치맛쨩~.”

“...그렇게 부르지 마.”

왜애-? 이렇게 부르는 게 어때서?”

-, 꼭 뭐 부탁할 때마다 그렇게 부르잖아.”

어라- 들킴! 맞아, 뭐 부탁할 거야~ 들어줄 거지?”

청력은 멀쩡해.”

청력 말고 행동 말이야.”

하아... 뭔데.”

 

보스가 달력을 들어보였다. 하아? 달력? 뭘 보여주려고 하나 보고 있는데 보스의 손가락이 어떤 숫자를 가리켰다.

 

이 날, 거래가 두 개거든?”

그런데...?”

네가 보스대행 좀 해줘.”

하아? 쿠소마츠는 뒀다 뭐해. 부보스잖아.”

그거랑 별개라구- 부보스의 대행과 부보스의 행차는 완전 다르단 말야!”

- 그래서 대행 보스가 필요하시다. 어느 쪽인지 몰라도 대행 보스가 가는 곳은 불쌍하네, .”

그거 오소코쪽이니까.”

“...하아? 속일 사람을 속여야지 그게 말이 되는...”

대부님이 오늘 보자는데 하필 오소코도 이 날 보자네? 다음 주 안 되냐니까 그 날은 오소코가 대부님 보는 날이래. 1순위도 대부님인걸? 어쩔 수 없쟌~”

다른 날은 안 돼...?”

우리 일정 왕 빡빡함!”

... 그럼 오늘부터는? 아직 그 날까지 기간 남았잖아...”

걔네도 일정 왕 빡빡함!”

뭐야... 그걸 어떻게 알아.”

대립적 협력관계 몰라? 공유할 건 다 공유한다구~”

그게 뭔데... 처음 들어봐.”

이치맛쨩 아직 멀었쟌~ 오소코랑 나는 말야-”

.”

“...아냐. 다음에 말해줄게!”

뭐야... 김빠지게.”

어쨌든! 정장 준비 해야겠다. 삐까번쩍하게 흰색 어때?”

안 어울려...”

겁나 어울릴 텐데? 내가 쵸로마츠한테 말해놓을게~”

... . 어쩔 수 없지 뭐...”

부탁할게~”

 

이치마츠는 준비된 흰 정장을 바라보다가 혀를 찼다. 이런 일 귀찮단 말이야, 투덜거리던 그가 흰 중절모를 머리에 쓰고는 고개를 슬 까딱였다. 이러고 있으니 옛날 생각나네, 이치마츠는 생각했다. 아마 오소코가 자신의 보스대행을 썩 반기지는 않을 텐데. 안 봐도 비디오다. 자신을 낮잡아본다고 생각할 테고, 오소마츠와 똑같이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니까. 이치마츠는 절로 한 숨이 나왔다. 하지만 약속을 무를 수는 없었다. 아직 시간 있나? 이치마츠는 잠시 의자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오소마츠와 오소코. 그들은 서로 다섯 동생을 데리고 대부님이라고 부르는 사람 아래에서 길러졌다. 그 때에는 12명의 아이들을 기른다는 이야기로 떠들썩했던 거 같다. 하도 어릴 때라 그들은 정확히 모르지만. 여섯 쌍둥이인 형제들과, 똑같이 여섯 쌍둥이인 자매들을 힐끗힐끗 곁눈질하며 수군거리던 어른들의 등이 여전히 그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다. 어른들이 그러든 말든 대부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12명의 아이들을 거두어 기르셨다. 장차 이 세계의 거물들을 직접 만들어 보이겠다던 그 분은 결국 괴물같이 성장하는 두 패밀리를 만들어 보였다. 원래는 12명의 한 조직을 만들 생각이었지만, 두 개로 나눠진 이유는 아마 오소마츠와 오소코라는 두 고집쟁이 때문이겠지.

성격도 비슷하니까...”

이치마츠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어렸을 때는 오소마츠와 오소코가 하자는 대로 따라 다녔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 대립적 협력관계. 대립하지만 서로 도울 땐 도울 수 있는 그런 관계. 이치마츠는 피식 웃었다. 그거 대체 무슨 관계인 건데. 대립이면 대립이고 협력이면 협력인거지. 왜 말없이 서로 대립하고 서로 협력하는데. 이치마츠는 시계를 보다가 생각을 멈췄다.

손님 맞을 준비를 해야겠네, 이치마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소코라면 아마 보스대행으로 나온 자기를 탐탁찮게 여길 테지. 오소코가 대놓고 싫어할 기색이 눈앞에 선했다. 보스를 보스가 마중하지 않으면 그 자존심 강한 오소코가 분명 화를 낼 테니까, 이치마츠는 또 다시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 * *

 

 

시간이 되자 거래가 시작될 장소에 문이 벌컥- 열렸다. 가끔 보스 대신 보스의 자리에 앉기는 하지만 이치마츠는 그 때보다 지금이 더 떨렸다. 이치마츠가 보스대행이여도 거만할 수 있던 이유는, 이치마츠 본연의 성격 탓도 있지만, 여섯 쌍둥이라는 이유로 진짜 보스와 본인의 얼굴을 잘 구분 못하는 녀석들이 대다수여서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발소리만 들어도 여섯 쌍둥이를 모두 구분해낼 능력의 소유자가 왔다. 게다가 이치마츠가 오소코를 오소마츠와 대등한 사람이라고 인정하기 때문에, 이치마츠는 평소보다 몇 배는 긴장한 상태이다.

다행히 지금은 포커페이스를 유지 중이지만.

 

나 왔다, 오소마... 뭐야. 왜 너만 여기 있어?”

 

역시나. 보스자리에 누가 앉아있는 지 이미 눈치 챈 오소코가 히죽이듯 피식- 웃어보였다. 오소코는 자기들과의 거래는 뒷전으로 미뤄버렸단 것을 알아챘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이치마츠에게 웃어보였고, 이치마츠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시가를 하나 입에 물었다. 그걸 보던 오소코가 콧방귀를 뀌었다. 그렇게 나오겠단 말이지, 오소코는 이치마츠를 빤히 바라보다가 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러자 이치마츠는 미리 준비된 서류를 보여주었다.

 

흐음, 오소마츠 마피아놈들이 좀 바쁜가 보지? 이치마츠.”

... 오소마츠 형 대신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있어서 좀 그런가?”

아냐. 얘기는 대충 들었어. 그래도 이렇게 대접받을 줄은 몰랐잖아? 어떻게 시간도 안 조정하고 너만 여기 남겨놔?”

 

그렇게 말하던 오소코는 이치마츠가 넘겨준 서류를 꺼내 주욱- 훑어보았다. 오소코는 그것을 보다가 또 피식 웃는다. 귀엽네, 골빈 녀석들이 이 정도로 머리도 굴릴 줄 알고, 오소코는 서류를 보다가 이치마츠와 눈을 마주쳤다. 잔뜩 긴장한 기색을 보이는 동생이 조금은 안쓰러워졌다.

 

오소마츠네 다른 동생들은?”

지금은 없어.”

, 보고 싶었는데.”

“...누나네 쪽은?”

밖에 있지. 원래는 카라코랑 쵸로코는 부르려고 했는데. 너밖에 없어서 나 혼자만으로 충분할 거 같아서 안 불렀어. 불러줘?”

아니... 나중에.”

그래-”

 

그래도 이치마츠라서 다행이다, 오소코는 어릴 때 많이 귀여워했던 게 떠올랐다. 오소코는 쿡쿡 웃다가 다시 서류를 바라봤다. 얼마나 좋은 조건을 걸었을까. 오소코의 관심사는 그것이 아니었지만 일부러 관심사를 그쪽으로 돌렸다. 혹시나 얼굴이라도 한 번 볼 수 있을까하고 잡은 날짜이건만 오소마츠가 자신보다 더 큰 일로 한 명만 남겨두고 토꼈으니까. 오소코는 오소마츠에게 넓은 아량을 베풀어 주는 기분으로 싱긋 웃으며 서류를 받아들였다.

 

좋아, 서류는 잘 받았어. 그럼 갈게.”

, 데려다 줄...”

어허, 앉아있어. 너네 진보스 머리에 구멍 내기 전에.”

...”

그럼 다음엔 꼭 얼굴보자고 전해줘? 너네 보스는 물론이고 카라마츠랑 쵸로마츠랑 쥬시마츠랑 토도마츠 전부. 알았지?”

... 그럴게.”

 

오소코가 문을 열고 나가자 문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동생들이 모두 오소코를 바라보았다. 내 동생들은 다 여기에 있는데 오소마츠는 왜 여기에 없는지. 오소코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립적 협력관계에 금가게 만들려고 작정했나. 아니지, 그래도 이치마츠를 볼 수 있었으니 오소코는 만족했다.

 

오늘은 오소마츠가 없었어.”

? 그럼 누가 있었는데?”

이치마츠.”

이치마츠만?”

. 걔만.”

보스대행이었나 보네...”

그런 셈이지?”

우리가 들어갈 기회도 없었단 말이지??”

. 전혀. 애초에 오소마츠가 없었는걸?”

이치마츠 뿐이래도 인사하면 좋잖아?”

다음에 진짜 보스 나올 때나 인사해야지. 거래를 조건으로 보스대행에게 인사하는 건 아냐. 이미지 구겨져.”

 

동생들의 말에 차례로 대답해주고 차에 올라탔다. 그러자 오소마츠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무래도 그쪽 거래도 전부 끝났나보다.

 

여어- 오소코-”

뭐야, 일 끝났어?”

, 방금. 너는?”

나도 이치마츠 잘 만나고 왔어. 보스는 안 보여서 기분 더럽더라.”

미안- 미안. 하지만 이쪽도 중요했는걸.”

보스대행이래도 보스 옆에 보좌는 있어야 하지 않아? 보좌 없어서 나도 카라코랑 쵸로코 안 들여보냈잖아.”

그건 내 얘기지.”

너무했네.”

그래도 이치마츠쟌? 난 우리 사남 믿는다구~”

그나저나 이 서류 뭔데. 이게 이렇게 거창한 거래였나?”

그래도 뭐 증거물 있으면 좋잖아- 뒤끝 없고.”

그건 그래. 그래도 보스는 나니까.”

너무하네. 내가 보스거든?”

서로 보스하자. 내가 보스 1. 네가 2.”

오소코 상, 은근슬쩍 날 2호로 넘기지 말아줄래?”

너한텐 양보하기 싫단 말야.”

나도 양보 못해!”

그래, 양보 없는 인생 살자. Yes Boss. 잘 부탁해. 공식적 대립적 협력관계.”

“Yes Boss, 나도 잘 부탁해!”

 

전화를 끊은 오소마츠가 씨익- 웃었다. 암묵적으로 서로를 돕고 서로 견제하던 오소코와 드디어 공식적으로 대립적 협력관계가 된 것이다. 딱히 비밀리에 진행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드디어 믿음직한 동료가 공식적으로 생긴 기분이었다.

대부님 아래에서 두 편으로 갈라져 서로를 적으로 돌렸지만 사실 협력관계였음을. 그리고 그것을 정확히 확인 받고자 대부님에게도 서로에게도 서류 같은 인증서가 필요했음을. 오소마츠와 오소코는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말한다.

 

Yes B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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